‘발전’ 기술, ‘현상유지’ 기업…상생조화 가능하려면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8.10.12 06:33

[따끈따끈 새책]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최신 기술 변화 속 인간과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기계의 승리를 점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기계는 4대 1의 승리를 앞세우며 불가능의 영역을 재편했다.

이는 기계가 ‘어쩌다 한번’쯤으로 기억되는 승리가 아니라, 미래의 ‘불가피한 흐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기가 나올 때, 증기에 집착하던 기업들이 도태의 길을 걸었던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자동차 한 대 없는 우버,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 페이스북, 물품 목록이 없는 알리바바, 부동산 없는 에어비앤비는 소유가 가치를 보증하는 전통적 경영학의 뿌리를 흔드는 사례다.

전략가 톰 굿윈은 이들을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얇은 층”이라고 묘사했다. 물리적 자산과 기반 시설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과 코드를 보유한 새로운 (얇은) 자산이 산업 성장의 견인키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기업들을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세계적인 기업 GE(제너럴일렉트릭)는 지난 2014년 루이빌대학교와 퍼스트빌드라는 공동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이 사업단이 모델로 삼은 건 사람들이 ‘무엇’을 욕구하는 가였다.

대상은 얼음. 많은 사람이 깨 먹기 쉽고 맛도 내는 반쯤 얼린 ‘너깃 얼음’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퍼스트빌드가 아이디어를 내고 GE가 얼음 기계를 만들었다. 자신의 핵심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 군중, 즉 ‘크라우드’를 이용해 기업의 또 다른 생존을 보장하는 실험이었다.

현재 경제 분야를 재편하는 3가지 큰 추세는 기계, 플랫폼, 크라우드다. 아직 진행 단계인 이 거대한 혁명들은 ‘지나고 보니 알게 된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순식간에 이 변화에 동참하려고 하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기존 주자들이 현재 상황을 너무 능숙하게 잘 알고 있어서 그것에 얽매여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볼 수 없고 새로운 기술의 진화 가능성과 실현되지 않은 잠재력을 알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지식의 저주’, ‘현상 유지 편향’이라고 하는데, 이는 성공적이고 잘 관리된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 공장 전기화는 현상 유지 편향의 대표적 사례다. 이 시기를 조사한 수많은 연구결과들의 결론은 비슷했다. (전력으로) 전환이 시작될 때, 제조업체들은 처음에 단지 조금 더 우수한 기술을 채택하기 위해 그동안 쌓은 많은 지식을 포기하라는 말이냐면서 전기를 받아들이길 꺼린 것이다.

저자는 성공 기업을 이끄는 3가지 핵심 동력에 대응하는 3가지 요소의 균형 있는 결합이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기계 지능과 관계있는 대응 관계는 인간의 ‘마음’이다.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하는 회계사, 컴퓨터 설계로 작업하는 기술자, 로봇 옆에서 일하는 노동자 모두 마음과 기계가 조합된 사례들이다.

플랫폼에 대응하는 요소는 ‘생산물’이다. 도시 교통수단은 생산물인 반면, 우버는 플랫폼으로 조화를 이룬다. 군중(크라우드)에 대응하는 것은 ‘핵심 역량’이다. GE의 핵심 역량은 냉장고와 오븐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능력이고, NASA의 핵심 역량은 우주선을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최근의 기술 변화로 기업이 마음과 기계 사이, 생산물과 플랫폼 사이, 핵심 역량과 군중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능력,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 강한 조직 역량은 기업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앤드루 맥아피, 에릭 브린욜프슨 지음. 이한음 옮김. 청림출판 펴냄. 456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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