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당국, 코픽스에 요구불예금 넣어 대출금리 낮춘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8.10.10 17:49

잔액 기준 코픽스에 요구불예금 포함 검토…코픽스 인하 효과 발생하나 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글쎄'


금융당국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산출할 때 요구불예금을 넣어 대출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조달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을 넣으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산정에 주로 활용되는 코픽스가 낮아진다. 다만 코픽스가 낮아진다고 대출금리도 낮아지는 건 아니어서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과 함께 잔액 기준 코픽스를 산정할 때 요구불예금을 포함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초 은행권 등과 회의를 갖고 잔액 기준 코픽스에 요구불예금을 포함했을 때의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로 하고 은행권에 자료를 요청했다.

코픽스는 주담대의 기준금리로 활용됐던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미국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금리 지수인 ‘코피’(COFI·11th District Cost of Funds Index)를 벤치마크해 2010년 2월 도입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들이 이용하는 다양한 자금조달 대상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지수로 잔액과 신규취급액으로 나뉜다.

코픽스 산출 대상상품은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CD(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RP)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 등으로 요구불예금은 빠져있다. 요구불예금이란 예금주가 요구하면 언제든지 돈을 지급하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잔액 코픽스에 요구불예금을 넣으면 코픽스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요구불예금은 원화 예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조달금리는 낮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전체 원화 예수금의 40% 내외를 차지한다. 지난 6월말 기준 국민은행의 원화예수금은 246조9000억원이고 이중 46%인 113조7000억원이 요구불예금이다. 요구불예금 중 일부 상품은 고금리를 제공하지만 대부분 연 0.1%의 낮은 금리를 제공하거나 아예 이자가 없다.

금융당국은 요구불예금을 넣어 코픽스가 낮아지면 주담대 금리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중 코픽스 연동 대출은 41.8%로 가장 비중이 높다. 신규취급 가계대출 중에서도 코픽스 연동 대출은 39.1%로 가장 많다.


국회에서도 코픽스를 낮추면 대출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요구불예금을 코픽스 산정시 반영하지 않아 주담대 금리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대출금리와 약 0.6%포인트 차이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은 요구불예금을 코픽스에 포함하면 코픽스가 낮아지긴 하지만 그만큼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결정되는데 기준금리로 새로운 코픽스가 생기면 그에 맞게 가산금리도 새로 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산금리 항목 중 하나인 리스크 프리미엄이 요구불예금 포함시 달라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10일 기준 KEB하나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기준금리는 1.890%이고 가산금리가 2.488%로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직전 최고 대출금리는 연 4.378%다. 반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는 기준금리가 1.800%로 낮지만 가산금리가 2.578%로 높아 최고 대출금리는 연 4.378%로 같다.

은행권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을 포함한 코픽스를 대출금리에 적용한다면 대출금리의 변동성이 달라질 순 있어도 대출금리가 곧바로 낮아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코픽스 관련 회의를 한 것은 맞지만 요구불예금의 코픽스 포함 여부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로운 코픽스를 만들거나 코픽스 산출 방식을 바꾸는 것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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