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신흥국에 무역전쟁 '후폭풍' 경고… 전망 줄줄이 낮춰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 2018.10.09 17:00

올해·내년 GDP 성장률 0.2%P, 0.4%P↓… 라가르드 총재 "세계경제 가치사슬 붕괴"

글로벌 무역전쟁 후폭풍이 신흥국을 위협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이미 미국 금리인상과 강달러(달러 가치 상승)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신흥국들의 자본 유출이 가속화되고 통화가치 절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9일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개도국)의 올해와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2%포인트,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년 만에 처음으로 0.2%포인트 낮춰 3.7%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3.0%에서 2.8%로 조정됐다.

앞서 IMF는 7월 보고서에서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률을 0.4%로 예측했지만 이날 무려 3.0%포인트 낮춘 마이너스(-) 2.6%로 수정했다. 터키는 4.2%→3.5%, 브라질은 1.8%→1.4%, 멕시코 2.3%→2.2%로 줄줄이 낮췄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개도국)을 중심으로 경제 전망이 악화됐다"면서 "이미 투자와 제조가 줄고, 무역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무역전쟁 장기화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금이 신흥국을 빠져나가 달러 채권이나 엔화 등 안전 자산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미국의 경제 성장 국면에서는 소비지출 확대로 수출입이 늘면서 신흥국으로 경제 확산 효과가 발생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 감세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상황에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본 유출로 인해 지난 5일 MSCI 신흥시장지수는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설에서 "세계경제의 가치사슬이 붕괴하면서 선진국은 물론 많은 국가들이 위기에 처할 수 있어 위험도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위기가 확산될 경우 신흥국에서 약 1000억달러(112조원)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세계무역기구(WTO)도 세계 무역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올해 무역 성장률 전망치는 4.4%→3.9%로, 내년은 4.0%→3.7%로 낮췄다.

최근 위안화 가치 절하도 신흥국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당국이 무역분쟁 상황에서 수출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안화를 절하함에 따라 대(對)중 무역 비중이 높거나 중국과 수출 경쟁을 벌이는 신흥국도 통화가치 절하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9% 오른(위안화 가치 하락) 6.901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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