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증권업 진출…셈법 복잡해지는 '한국금융지주'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8.10.09 16:57

한국금융지주, 내년부터 카카오뱅크 고객 대상 상품 판매 계획…비즈니스 일부 겹쳐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 셈법도 복잡해졌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따낸 카카오페이가 카카오 기반의 금융플랫폼을 구축하고 비즈니스에 나서면 일정 부분 사업이 겹치는 등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지분 58%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는 고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면 내년부터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한 상품 판매 등에 나설 계획이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일단 고객을 확보해야 물건을 팔 수 있다"며 "올해는 무조건 카카오뱅크 고객 1000만 명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와 합작한 이유는 좋은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보다 단순하고 손쉽게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하고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인수절차를 거치고 있어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한 증권업 서비스와 상품 판매를 카카오페이가 먼저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내에서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자산 규모가 적은 고객이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산 관리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카카오톡에서 주식 거래와 펀드 투자상품 구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서비스 고객 수는 카카오톡 4358만명, 카카오페이 2300만명, 카카오스탁 200만명, 카카오뱅크 618만명이다. 만약 카카오페이가 계열사 고객까지 대상을 확대해 사업에 나서면 한국금융지주와 사업 모델이 겹칠 수 있다. 그동안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에 공을 들여왔다. 올 3월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9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상품 플랫폼이 워낙 다양해 지금으로서는 딱히 뭐라 답하기 어렵다"며 "비즈니스 모델이 (카카오페이와) 전혀 안 겹친다고 보기 어렵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는 "은산분리 완화로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로 떨어져도 서로 협력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며 "모바일 중심의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가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젊은 층은 특정 증권사만 고집하기 하다는 상품과 서비스에 따라 옮겨 다니거나 복수 거래를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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