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비리근절" vs "우리가 비리집단이냐"(종합)

뉴스1 제공  | 2018.10.05 15:50

아수라장된 사립유치원 비리근절 정책토론회
원장 400여명 반발…박용진 "잘못된 것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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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 (사립 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토론회를 막고 있는 사립유치원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2018.10.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해결하기 위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마련한 정책토론회가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반발로 아수라장이 됐다.

박용진 의원실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립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비리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는 시작 전부터 난항을 겪었다. 전국 사립유치원 운영자·원장들의 협의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회원 약 400여명은 토론회 시작 30여분 전부터 토론회장을 점거했다. 안전사고 우려를 감안하고 토론회 원활한 진행을 위해 박용진 의원실은 토론 시작 5분전 토론회장을 변경하기도 했다.

토론회 시작 후에도 아수라장이 됐다. 박용진 의원이 토론회 시작을 알리는 모두발언할 때 한유총 소속 회원들이 "우우" 소리를 내며 조소를 쏟아냈다. 한쪽에서는 "지X하네" 등 욕설도 나왔다.

본격 토론이 시작돼 발제자가 발언할 때에는 일부 원장들이 토론회 진행을 방해하자는 취지로 "소리를 지르자"며 독려했다. 단상에 있는 발제자와 토론자들을 향해 "내려와"를 연호하기도 했다. 사립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소개할 때에는 한유총 임원진을 필두로 모든 회원이 나와 단상을 점거하기도 했다.

한유총이 이날 정책토론회에 대해 거세게 반발한 까닭은 사립유치원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했다는 것이다. 정책토론회는 사립유치원 비리사례를 소개하고 국가차원의 회계시스템이 필요성을 역설하는 게 주제였다.

이날 현장에 나온 한유총 소속 회원은 "이번 토론회는 일부 사립유치원에서 일어난 비리사례를 침소봉대해 사립유치원 전체를 비리집단으로 매도한 것"이라며 "이런 토론회와 토론회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한유총 소속 회원은 "우리가 감사를 안 받는 것도 아니고 감사를 다 받고 있는데 (비리집단으로) 매도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이번 토론회는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0여분 소란 끝에 결국 토론회는 잠시 중단됐다. 박용진 의원은 한유총 회원들을 향해 토론을 제안했고 토론회장 밖 복도로 나와 장외설전을 벌였다.

한유총 소속 회원은 "이번 토론회에 대해 한유총 소속 회원이 분노하는 건 부패하지 않은 원장이 더 많아서다"며 "일부 사립유치원의 비리문제도 직접 회계를 맡아야 하는 원장들의 미숙함에서 발생한 것인데 교육당국은 공금횡령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용진 의원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이번 토론회는 그런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자리"라며 토론회를 다시 강행했다.

한유총 회원들은 토론회 재개 후에도 반발을 이어갔다. 사립유치원 비리사례를 화면을 통해 소개하자 일부 회원들이 우산을 펼쳐 화면을 막았다.

다른 회원들은 단상에 올라 발을 구르며 "제도 개선"을 외쳤다. 교육자들이 회계를 제대로 운용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우선 해소하고 국공립유치원과 평등한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이날 토론회는 한유총 회원들의 방해·지연에 사립유치원 비리사례만 소개한채 토론자들의 토론 없이 결국 파행됐다. 박용진 의원은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토론회를 방해한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행동은 지탄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 (사립 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토론회를 막고 있는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의 팔을 잡고 복도에서 얘기하자며 나가고 있다. 2018.10.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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