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잘못 보낸 돈 쉽게 돌려받을 수 있다는데 토스는 빠졌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8.09.30 18:02

착오송금 구제 대상에 간편송금 제외…간편송금도 구제 대상에 포함해야 실효성 높아질 듯

정부가 실수로 잘못 보낸 돈을 쉽게 돌려받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토스 등 간편송금 서비스를 통해 잘못 보낸 돈은 구제대상에서 빠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착오송금 구제대상은 송금기능이 있는 금융회사로 한정됐다. 착오송금이란 돈을 보내는 사람이 송금액, 금융회사,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 등을 잘못 입력해 이뤄진 거래를 말한다.

이에 따라 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등 송금기능이 있는 금융회사에서 잘못 보낸 돈은 예금보험공사(예보)로부터 80%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토스 등 간편송금으로 돈을 잘못 보내면 지금처럼 돈을 받은 사람에게 직접 연락해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

잘못 보낸 돈은 돈을 받은 사람이 동의해야만 되돌려받을 수 있는데 연락이 닿지 않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소송을 통해 돌려받아야 한다. 예보가 착오송금액의 80%만 원주인에게 지급하는 이유도 예보가 돈을 잘못 받은 사람과 연락해 돈을 되찾는 데 인건비와 소송비 등이 들어서다.

간편송금이 착오송금 구제대상에서 제외된 건 ‘송금’이라는 이름이 붙었음에도 법적으로는 선불전자지급서비스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간편송금은 은행의 펌뱅킹(기업과 은행간 전용회선으로 처리하는 은행업무)을 이용해 충전한 선불금을 전화번호 등을 활용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로 은행간 송금이 아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금융업자로 금융회사가 아니다.


착오송금 구제대상에서 간편송금이 빠지면서 구제방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편송금은 잘못 보냈을 때 구제가 필요한 소액 송금이 많고 최근 건수도 급증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자금융업자의 간편송금은 일평균 125만1000건으로 1년 전 52만9000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일평균 이용금액은 860억5200만원, 건당 송금액은 6만9000원이다.

간편송금을 통한 착오송금도 많다. 토스에 접수되는 착오송금만 매달 수백여 건 수준이다. 연락처를 잘못 입력한 경우 토스가 직접 받은 사람에게 연락해 반환을 요청하고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경우 토스가 이용자를 대신해 은행에 착오송금 반환을 요청한다. 하지만 받은 사람과 연락이 되지 않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소송을 거쳐야만 되돌려받을 수 있는 건 금융회사와 동일하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간편송금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간편송금을 통해 발생하는 착오송금 피해자도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구제 대상은 송금 기능이 있는 금융회사"라며 "토스 등을 포함할지는 앞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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