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200억 자사주 출연+5년 보호예수' 노바렉스 상장 승부수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8.10.01 04:30

'쉘기업 재상장 논란' 정면 돌파 평가…주관사 NH투자증권 "대주주 사재출연 진정성 표현"


11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노바렉스의 최대주주인 권석형 창업자가 상장과 동시에 사재 200억원을 자사주 출연으로 회사에 내놓는다. 그리고 상장 이후에 권 창업자는 보유주식을 5년간 보호예수하기로 했다. 노바렉스가 과거 우회상장의 쉘(Shell·합병되는 상장기업) 역할을 한 이력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조치다.

30일 노바렉스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권 창업자가 200억원의 사재출연과 5년간의 보호예수를 상장과 동시에 이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바렉스는 2009년 설립된 건강기능식품 제조 회사다. 체지방감소, 눈건강, 관절건강,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한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자개발생산) 전문업체로 자체 브랜드가 없어 소비자에게 생소하지만 협력사 70여 곳과 거래해 200여 개 제품을 제조한다.

올 상반기에 매출(연결기준) 516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51.2% 증가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1100억원을 어렵지 않게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금과 현금성자산이 178억원 이를 정도로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상장에 문제가 없지만 창업주가 사재까지 출연하고 나선 것은 이 회사가 쉘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이다. 2007년 코스닥 상장회사였던 렉스진바이오텍은 200억원에 한국기술투자에 매각됐다. 이후 렉스진바이오텍은 존속법인 엔알디와 신설법인 렉스진바이오텍으로 물적분할했다.

엔알디는 상장법인으로 남고 렉스진바이오텍은 비상장회사로 분리됐다. 권 창업자는 렉스진바이오텍을 되산 후 노바렉스를 설립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권 창업자가 당시 회사를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재무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바렉스는 회사 설립 후 꾸준히 성장했다. 2010년 19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지난해 849억원까지 늘었다. 건강기능식품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능력이 경쟁업체를 압도하면서 이뤄진 성장이다.


이 회사는 2014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거래소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쉘기업이 다시 상장할 경우 대주주가 또다시 지분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상장하기 위해서는 시장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 이와 관련, 2016년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경했다. 지난 4월 거래소가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을 개정해 쉘기업이라도 경영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여준다면 상장을 허용해주기로 하면서 재상장을 추진했다.

권 창업자가 자사주 출연에 쓸 200억원의 사재는 과거 회사를 매각할 당시 얻은 돈이다. 세금을 제하고 실제 손에 쥔 돈이 100억원이 안됐지만 이번에 2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주식을 팔 수 없는 기간은 거래소가 정한 보호예수기간인 2년6개월 보다 두 배 길다. 이런 조건이 거래소가 상장을 승인해 준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대주주 사재 출연과 보호예수를 통해 투자자들이 상장의 진정성을 인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바렉스는 상장을 통해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조달 자금은 새 공장을 짓는데 쓴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최대 생산액이 현재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 인력도 더 많이 뽑을 계획이다. 노바렉스 상장이 마무리되면 2015년 2월 이후 3년9개월 만의 쉘기업 재상장 사례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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