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서도 생계 걱정" 노인 고용률·빈곤율 EU국가대비 최고

머니투데이 세종=양영권 기자 | 2018.09.27 12:00

통계청 고령자 통계 발표…과반수가 연금 사각지대, 직업도 단순 노무직이 많아

한국의 65∼74세 고용률이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비교할 때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의 종류나 연금 수급률 등을 볼 때 '생계'를 위해 일을 놓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노인 빈곤률도 유럽 국가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69세, 70∼74세 고용률은 각각 45.5%와 33.1%였다. 고용률은 해당 연령대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65∼69세 고용률은 전년도보다 0.3%포인트 낮아졌지만 70∼74세 고용률은 0.3%포인트 높아졌다. 65세 이상 전체 연령 고용률은 2000년 29.4%에서 지난해 30.6%로 지속적 상승하고 있다.


EU는 매년 '활기찬 고령 지표'라는 통계를 통해 28개 회원국들의 고용률을 발표한다. 지난해 EU 국가 가운데 노령 고용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에스토니아로 65∼69세는 32.8%, 70∼74세는 15.6%였지만 한국보다는 한참 아래다.

올해 조사에서 55∼79세 취업자들은 직업별로 단순노무(24.4%)에 종사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어 기계·기능 종사자(22.3%), 서비스·판매종사자(22.1%) 순이었다. 또 55∼79세 고령자 가운데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4.1%로, 전년도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노인 고용률이 높다는 것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사회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 노인들의 직업을 보면 질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업을 원하는 사유로는 '생활비 보탬'(59.0)이 '일하는 즐거움'(33.9%)를 압도했다. 또 65세 이상은 61.8%가 주로 보인이나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했다.

고령자 과반수는 여전히 연금의 사각지대에 있다. 올해 기준으로 55∼79세 가운데 연금 수령자는 전년도보다 1.0% 상승한 45.6%였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57만 원으로 전년도보다 4만원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지난해 기준으로 72.4%는 현재 자녀와 따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비율 역시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또 65세 이상 1인 구가 비율은 33.7%였다.

가난한 노인들은 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의 상대적 빈곤률(중위소득의 50% 이하 비율)은 43.7%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 역시 유럽 국가들에 비해 한국이 크게 높다. EU 국가 가운데 노인 빈곤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라트비아로, 22.9%에 머물렀다.

한편 올해 65세 이상 고령자는 738만1000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했다. 2050년에는 1881만3000명으로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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