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전 물어라…정말 성공할 수밖에 없는지"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18.09.27 04:30

[피플]다양한 창업 도전·실패 거듭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 /사진제공=삼분의일.
"성공할 수밖에 없는 확률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창업해야 합니다. 철저한 준비만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유일한 방법이죠."

매트리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삼분의일의 전주훈 대표(사진·36)가 강조하는 창업 성공노하우다. 지난해 7월 제품을 출시한 삼분의일은 1년여 만에 매출 50억원을 달성하며 대기업 위주의 국내 매트리스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수면시간이 일생의 삼분의 일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를 사명에 담았다.

도전의 기반에는 수많은 창업 '흑역사'가 있다. 레스토랑, 에어비앤비 호스트, 가사도우미 O2O(온·오프라인 연결). 그가 지난 6년간 펼치고 접은 사업들이다.

대우인터내셔널에서 육류 담보대출 심사역으로 일하다가 2012년 창업에 뛰어든 게 시작이다. 다양한 외식업자들을 만나며 레스토랑 사업에 매력을 느꼈던 것. 전 대표는 "인생을 걸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님들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멕시칸 식당을 열기 위해 회사 동기와 함께 퇴사해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멕시칸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인도 커리 레스토랑도 추가로 열었다. 직접 커리 진액 생산에도 나섰다. 인도인 주방장 없이 커리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인도인 주방장'의 존재가 커리 식당의 정체성으로 굳어진 시장 상황을 간과한 탓이다.

이후 뛰어든 에어비앤비 임대 사업은 가사도우미 O2O '홈클' 창업으로 이어졌다. 빠르게 성장한 에이비앤비 임대 사업을 바탕으로 가사도우미 O2O 영역으로 확장에 나선 것. 가사도우미 500여명이 활동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비용 관리에 실패하면서 '홈클'은 2016년 4월 문을 닫았다. 전 대표는 "사업 확장과 내실을 동시에 잡으려 한 게 패착"이라며 "회사는 바쁘게 돌아갔지만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잇단 실패로 전 대표는 철저하고 체계적인 사업 준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자신의 경험과 소질이 중개 사업 보다는 고유한 브랜드를 키우는 데 적합하다는 확신도 들었다. 매트리스와 인연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매트리스 마케팅 외주를 진행하면서 사업기회를 포착한 것. 전 대표는 "세계적으로 폴리우레탄 폼 매트리스(이하 폼 매트리스)가 대세지만, 국내는 여전히 스프링 중심이었다"며 "품질과 가성비를 갖춘 고유한 브랜드로 승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기 전 1년에 걸쳐 창업을 준비했다. 기술력을 갖춘 매트리스 공장을 확보한 후 지속적인 제품 개선에 나섰다. 수면 문제를 겪는 이들을 대상으로 제품 테스트를 진행했다. 체험 후 구매하겠다는 비중이 50%를 넘을 때까지 테스트를 거듭했다. 10차례 개선 끝에 50%를 넘겼다. 제품 출시 전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와 디캠프,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초기 투자금도 유치했다. 전 대표는 "제품을 사용한 이들이 만족할 때까지 제품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며 "제품이든 서비스든 갖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하는 게 사업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택배 배송이 가능한 것 역시 삼분의일의 경쟁력이다. 폼 매트리스는 동그랗게 말아 포장해도 제품 손상이 없다. 용달 배송만 가능한 스프링 매트리스의 10% 비용으로 배송할 수 있다.

전 대표는 "제품 및 서비스 차별화와 수익구조에 대해 정립하지 않고 창업에 뛰어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치열한 고민과 준비만이 실패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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