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중에서 소속당과 여론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탄없이 소신발언 하는 정치인. 그러면서도 문제의 맥을 정확히 짚는 사람들에겐 ‘미스터 쓴소리’란 별칭이 붙는다.
국회 역사상 이 별명을 얻은 것은 조순형 전 의원 단 1명밖에 없었다. 1981년 11대 국회부터 7선에 이르는 의정생활과 30여년에 달하는 정치인생이 그의 쓴소리 내공을 짐작케 한다.
2012년 조 전 의원이 정계를 은퇴한 뒤로 미스터 쓴소리의 명맥이 끊겼다. 일부 정치인들의 ‘사이다 발언’이 화제가 됐지만 여론에 편승한 경향이 짙었다. 원칙에 입각한 쓴소리의 갈증을 채워주기에는 부족했다.
오랜 공백 기간이 지나 19대·20대 국회 들어오며 새로운 미스터 쓴소리 의원이 등장했다. 바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다.
부산 해운대를 지역구로 19대 국회에 입성해 20대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주류인 비박계 소장파로 활동하며 당시 여당답지 않은 목소리를 내 화제가 됐다. 좌우 이념을 모두 겪어본 특이한 경력이 눈에 띈다.
하 의원은 보수 정치인 중에서는 보기 드문 운동권 출신 인사다. 1986년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해 NL(민족해방)계에서 활동했다. 중국 지린대학교 대학원 유학 중 북한의 실상을 목격한 뒤 '열린북한방송'을 설립해 북한인권운동가로서 북한 민주화에 노력했다.
하 의원에게는 항상 ‘할 말 하는 정치인’, ‘저격수’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트레이드 마크는 내 편 네 편을 가리지 않고 입바른 쓴소리를 거침없이 내뱉는 것이다.
하 의원의 역할로 국회 국방위원회가 더욱 핫(Hot)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 의원은 학생운동으로 징역형을 살아 군 복무를 하지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편견 없이 국방 분야를 통찰력 있게 살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방분야, 군 문제와 관련된 민원이나 제보들도 하 의원에게 집중되고 있다. 당리당략에 매몰되지 않는 미스터 쓴소리, 입바른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덕분이다.
재선의원 동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국토교통위, 환경노동위를 거치며 국회에서 가장 행동반경이 넓은 의원으로 꼽히는 그가 국방위에서 어떤 발전적인 쓴소리를 내놓을지 기대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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