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인수는 독이 든 성배?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 2018.09.26 06:01

편의점 업계 인수효과 득실분석 분주...시너지효과 제한되고 최근 편의점 포화속 매각가도 높다 지적도

편의점 업계 5위 미니스톱 매각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니스톱 인수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편의점 시장 포화 속에 최저임금 인상과 정부 규제강화 등 경영여건이 좋지 못한 가운데 인수 뒤 가맹점과의 관계 재정립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어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니스톱 최대주주인 일본 유통업체 이온그룹은 노무라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예비입찰을 진행 중이다. 롯데, 신세계가 응찰했지만 업계 1, 2위인 CU와 GS25는 관심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매출 1조1853억원, 영업이익 26억원으로 부진에 빠져있다. 8월 말 기준 가맹점 수는 2535개다. CU가 1만 3010개로 1위, GS25 1만 2919개, 세븐일레븐 9535개, 이마트24 3413개에 이어 미니스톱은 가맹점 수로는 5위다.

일본 이온그룹은 한국시장 공략 거점으로 삼았던 미니스톱이 최근 출점 경쟁에서 밀리고 수익도 급감하는 등 입지가 좁아지자 자사 지분 76.06%와 대상그룹이 보유한 20%를 묶어 일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롯데그룹 계열 세븐일레븐과 신세계 계열 이마트24의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어느 쪽이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단숨에 덩치를 키울 수 있어서다. 세븐일레븐은 가맹점 수에서 CU와 GS25를 바짝 추격할 수 있고,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6000개까지 가맹점을 늘리게 된다.

문제는 인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이 크다는 점이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2010년 국내 브랜드 바이더웨이를 인수했지만 여전히 합병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통상 법인 인수 뒤 가맹점을 자사로 흡수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바이더웨이 점주 중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꿔달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다. 새로운 가맹계약이나 운영방식에 동의하지 않아서다. 같은 상황이 미니스톱 인수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다.

가맹점 간 상권이 중복될 경우 이를 조정하는 문제도 여의치 않다. 이 과정에서 미니스톱 또는 자사 가맹점들이 반발해 타 가맹본부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이마트24 역시 마찬가지다. 신세계는 2013년 위드미를 인수한 후 이마트24로 간판을 바꿔 다는 데 반년 이상이 소요되는 등 애를 먹었다. 이마트24만의 독톡한 가맹계약 구조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통상 편의점 체인은 가맹점에 원가로 물품을 공급하고 추후 수익을 가맹점과 본부가 나누는 방식을 택하는데 이마트24의 경우 고정된 회비(로열티)와 함께 물품에 마진을 붙여 공급한다.

이 같은 가맹계약 방식 때문에 인수 뒤 미니스톱 가맹점을 흡수하는데 다른 편의점보다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마트24는 "올 초 일반 편의점과 같은 형태의 수익 분배 모델도 선보인 만큼 원한다면 기존 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 두 가지 가맹방식을 모두 운영하더라도 가맹점 수가 늘어나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면 이점이 더 많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미니스톱 매각가 역시 부담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미니스톱은 4000억원 중반대를 희망하지만 업계에서는 업황 부진을 감안하면 3000억원이 적정하다는 분석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안그래도 편의점 과당경쟁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큰 상황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게 옳은 방향인지 모르겠다"면서 "어느 기업이 인수하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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