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현정화 탁구협회 부회장의 손을 잡으며 한 말이다. 이번 평양 회담에서 리 여사는 대부분의 일정을 김 위원장과 함께 소화하며 '정상국가'의 면모를 자랑했다. 리 여사는 정상회담 첫 날 공항 환영식에서부터 함께 했다. 북측 '퍼스트레이디'가 우리 영부인을 에스코트하는 것은 역대 정상회담 역사에서 처음이다.
평양에서 세 번째 마주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뭇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듯 '퍼스트레이디'인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도 스스럼없이 손을 맞잡거나 대화하며 '안방마님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두 여사는 예술, 의료, 교육 분야에서 함께 했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군사, 경제 등의 의제를 다루는 동안 여사들은 '평화 번영'의 토대를 다진 셈이다.
두 여사는 함께 음악종합대학 교정을 걸으며 담소도 나눴다. 김 여사는 교정에 열린 왕다래 열매를 보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꽃과 과일 등 자연을 보며 느끼게 된다. 풍성하게 열린 가을 과일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결실이 맺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 여사도 "저도 지금 하고 있는 회담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둘째 날 오후에는 옥류관에서 만나 기념품을 매개로 '남편 이야기'를 자연스레 꺼내기도 했다. 4.27판문점 선언 기념 메달을 선물로 준비해 간 김 여사가 "두 분의 역사적인 것을 더 큰메달로 기념해야 하는데...이 정도 메달로 해서 제가 (남편에게) 뭐라고 했습니다"라며 농담으로 자연스레 분위기를 만들었다. 리 여사는 선물을 받으며 "저도 두 분께서 우리 겨레와 민족을 위해서 아주 큰 일을 하시리라 굳게 확신을 합니다"며 "문 대통령님도 제가 믿고 말입니다, 확실하게"고 화답했다 말했다.
리 여사는 김 여사와 동행한 특별수행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대화를 걸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공연했던 가수 알리에게 "전에 한 번 오셨지 않느냐"고 묻는가 하면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한 마술사 최현우씨에게는 "제가 없어지느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사흘간 가까워진 두 여사는 정상회담 마지막 날 백두산 천지에서 '찰떡 궁합'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 여사가 생수통에 천지 물을 담으려고 몸을 숙이자 리 여사가 김 여사의 옷을 살며시 잡아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옷이 물에 젖을까봐 배려한 것이다.
리 여사는 이날 재치 있는 말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리 여사는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 하늘의 선녀가,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만들었다. 서울 답방시 한라산 방문 이야기가 나오자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도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