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양]김정숙-리설주,안방마님의 2박3일

머니투데이 평양공동취재단, 김하늬 기자 | 2018.09.20 16:36

[the300]"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2018.9.18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여성들이 남북관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리설주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현정화 탁구협회 부회장의 손을 잡으며 한 말이다. 이번 평양 회담에서 리 여사는 대부분의 일정을 김 위원장과 함께 소화하며 '정상국가'의 면모를 자랑했다. 리 여사는 정상회담 첫 날 공항 환영식에서부터 함께 했다. 북측 '퍼스트레이디'가 우리 영부인을 에스코트하는 것은 역대 정상회담 역사에서 처음이다.


평양에서 세 번째 마주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뭇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듯 '퍼스트레이디'인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도 스스럼없이 손을 맞잡거나 대화하며 '안방마님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두 여사는 예술, 의료, 교육 분야에서 함께 했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군사, 경제 등의 의제를 다루는 동안 여사들은 '평화 번영'의 토대를 다진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인사하고 있다. 2018.9.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첫 날 두 여사는 옥류아동병원과 김원균명칭 종합음악대학을 방문했다. '엄마'와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다. 김 여사는 성악을 전공했고 리 여사도 음악을 공부한 가수였다. 두 여사는 종합음악대학 내 음악당에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부르는 '우리는 하나' 노래를 함께 따라부르기도 했다.

두 여사는 함께 음악종합대학 교정을 걸으며 담소도 나눴다. 김 여사는 교정에 열린 왕다래 열매를 보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꽃과 과일 등 자연을 보며 느끼게 된다. 풍성하게 열린 가을 과일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결실이 맺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 여사도 "저도 지금 하고 있는 회담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을 둘러보고 있다. 2018.9.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둘째 날 오후에는 옥류관에서 만나 기념품을 매개로 '남편 이야기'를 자연스레 꺼내기도 했다. 4.27판문점 선언 기념 메달을 선물로 준비해 간 김 여사가 "두 분의 역사적인 것을 더 큰메달로 기념해야 하는데...이 정도 메달로 해서 제가 (남편에게) 뭐라고 했습니다"라며 농담으로 자연스레 분위기를 만들었다. 리 여사는 선물을 받으며 "저도 두 분께서 우리 겨레와 민족을 위해서 아주 큰 일을 하시리라 굳게 확신을 합니다"며 "문 대통령님도 제가 믿고 말입니다, 확실하게"고 화답했다 말했다.


리 여사는 김 여사와 동행한 특별수행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대화를 걸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공연했던 가수 알리에게 "전에 한 번 오셨지 않느냐"고 묻는가 하면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한 마술사 최현우씨에게는 "제가 없어지느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2018.9.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흘간 가까워진 두 여사는 정상회담 마지막 날 백두산 천지에서 '찰떡 궁합'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 여사가 생수통에 천지 물을 담으려고 몸을 숙이자 리 여사가 김 여사의 옷을 살며시 잡아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옷이 물에 젖을까봐 배려한 것이다.

리 여사는 이날 재치 있는 말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리 여사는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 하늘의 선녀가,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만들었다. 서울 답방시 한라산 방문 이야기가 나오자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도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오찬을 하고 있다. 2018.09.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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