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양]김정은 백두산行의 역사…‘큰 결심’ 때마다 방문

머니투데이 평양공동취재단, 최태범 기자 | 2018.09.20 14:47

[the300][2018 평양]본격 북미대화 앞두고 결의다짐 차원

평양방문 3일째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백두산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에 탑승하기 위해 향도역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이 열리는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백두산 산행을 제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과거 ‘큰 결심’이 있을 때마다 백두산을 찾아서다.

김 위원장은 2013년 12월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처형하기 전, 2015년 4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처형하기 직전 백두산을 찾았다. 2016년 9월 5차 핵실험 이후에도 백두산이나 인근 삼지연을 방문했다.

이런 전통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도 있었다. 그는 주요 핵심인사들에 대한 숙청 등 큰 결단을 하기에 앞서 백두산 인근 낚시터에서 시간을 보내며 생각을 가다듬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지난해 12월 한창 추운 겨울에 백두산을 오른 점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종종 백두산을 갔지만 한겨울에 등반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엄동설한에도 불구하고 무리해 올랐다는건 뭔가 큰 결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시에는 김 위원장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본격적인 대미 투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백두산 등반 이후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보여줬다. 지난해만 해도 잇단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6차 핵실험을 감행해 한반도를 전쟁위기설까지 몰고 갔던 그가 새해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띄운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전격 발표한데 이어 고위급 대표단을 남한에 내려보냈고, 미국과의 대화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그렇게 시작된 남북미 대화구도는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백두산 등반은 우선 트래킹 애호가인 문 대통령을 배려한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4.27 회담 만찬 때 김 위원장에게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진행될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뭔가 결단을 내리겠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차원일 수도 있다. 미국은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즉시 북미대화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백두산 천지가 한 눈에 보이는 장군봉에 올라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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