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반사이익까지 챙긴다"…베트남 향하는 정유화학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8.09.26 08:53

SK·LG화학·효성·코오롱 일제히 베트남 'Go'…中 떠난 투자 몰려들 경우 경제 성장속도도 'UP'

정유·화학업계가 일제히 베트남으로 향한다. 현지 공장 신설부터 유력기업 지분 매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투자와 공략에 나섰다. '넥스트 차이나'로 불릴 만큼 성장 잠재력이 상당해서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으로 성장 잠재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과 LG화학, 효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은 최근 한 달 사이 연이어 베트남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우선 SK는 그룹에서 정유·화학사를 담당한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5개 계열사가 공동 출자한 동남아 투자사를 통해 베트남 식품·자원 기업 '마산그룹' 지분 9.5%를 약 53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SK그룹은 현지 국영기업 민영화나 전략적 대형 M&A 등을 마산그룹과 공동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도 또 다른 사업 기회를 현지에서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에 1개의 석유생산광구와 2개의 탐사 광구를 보유 중이다.

LG화학은 베트남 첫 완성차 업체 빈패스트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등 사업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출시할 전기 스쿠터 생산을 위해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전해진 상태다. 향후 스마트폰과 전기 승용차, 전기 버스 배터리 등으로 협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베트남 빈증성에 연산 1만6800톤 규모의 타이어코드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최신 생산설비를 전 공정에 도입하고 원사생산부터 제직, 열처리, 완제품에 이르는 일괄 생산체계를 갖췄다.


이 밖에 효성은 섬유 제조 계열사 효성티앤시는 베트남 동나이 스판덱스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원료 수입부터 생산·출하까지 제조 전 과정에서 데이터 수집·분석·제어 관리 등을 통해 공장 효율화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업계가 일제히 투자 속도를 끌어올린 배경은 베트남의 높은 성장 잠재력이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상반기보다 7.08% 증가해 최근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특히 베트남 자동차 판매대수는 2013~2017년 연평균 27%씩 늘어날 만큼 급성장 중이다. 베트남 산업정책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80만대로 예상된 현지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35년 180만대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정유·화학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베트남 성장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중 미국상공회의소가 중국에 법인을 둔 430여 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 기업들의 18.5%가 동남아를 꼽았다. 지역별로 가장 높은 비중이었는데, 특히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중국을 떠나 베트남에 투자가 쏠릴 경우 지역 경제 성장 속도도 올라가 기존 투자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며 "한국 업계로서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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