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에서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4.27 판문점 회담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냉면이) 너무 맛있다고 두 그릇을 뚝딱 (드셨다)"며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문 대통령을 보며 "촬영을 하니 식사를 못 하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좌중의 웃음이 터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서 김 위원장에게 4.27 판문점선언과 북미간 센토사선언을 기념하는 금·은·동 메달을 전달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도 자리에서 일어나 리 여사에게 같은 기념품을 선물로 건냈다.
김 여사는 그러면서 "두 분이 지금 역사적으로 만든 큰 것은 더 큰메달로 기념해야 하는데 이 정도 메달로 해서 제가 (남편에게) 뭐라고 했습니다"라고 말해 다시 좌중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리 여사는 "저도 두 분께서 우리 겨레와 민족을 위해서 아주 큰 일을 하시리라 굳게 확신하며, 문 대통령님도 믿는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후 만수대창작사를 찾았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미술창작기지로 확대시키며 명명한 북의 미술분야 최고 집단 창작단체다. 문 대통령은 1층 로비에서 "예술이 남과 북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를"이라고 방명록에 적은 후 3층으로 이동해 그림, 도자기 등이 포함된 미술품을 주로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성을 소재로 한 그림에 관심을 드러내며 "평양성이 아직도 남아있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어 몰골기법(외곽선을 표시하지 않는 화법)을 이용한 금강산 소재의 그림을 보며 "정말 힘 찹니다"고 말하는가 하면, 또 다른 작품 앞에서는 "금강산은 예술가들의 영원한..."이라며 말을 흐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약 30분가량 관람을 마친 후 "남과 북이 다양하게 교류하는데 정부 당국 간 교류도 중요하지만 문화, 예술, 체육 교류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저녁식사는 김 위원장의 자랑거리로 알려진 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진행됐다. 남측으로 치면 노량진 수산시장에 해당하는 장소다. 만찬을 마친 문 대통령 내외는 능라도 5월1일(5.1) 경기장(May Day Stadium)을 찾아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했다. 앞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아리랑 공연을 본 바로 그곳이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그리고 방북단은 이튿날인 20일 아침 일찍 백두산으로 향한다. 기상의 영향을 일부 받을 수 있지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백두산 천지 동반 방문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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