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생 암컷인 호롱이는 체중이 약 60kg으로 온순한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 우리에 갇혀 살다 탈출한 건 순전히 사육사가 문을 닫아두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탈출 1시간30분 만인 이날 저녁 6시49분 마취총을 맞았지만 달아났고, 9시44분쯤 동물원 건초보관소 인근서 엽사가 쏜 총에 사살됐다.
사살된 퓨마 사진은 모든 언론에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고개를 뒤로 꺾은 채 축 늘어진 모습이었다. 사체 아래에는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를 모자이크도 안한 채 그대로 보도한 언론도 있었다.
이를 본 시민들은 사살 소식만 전하면 되지, 사체 사진까지 공개 했어야 했냐는 비판도 일었다.
직장인 김지훈씨(40)는 "어제 퓨마가 사살된 사진을 보고 딸 아이가 충격을 받아 울었다"며 "사람 잘못으로 사살된 것도 모자라 마지막 모습까지 그렇게 꼭 보여줬어야 했느냐. 몹시 불편했다"고 말했다.
주부 송경미씨(45)도 "퓨마가 죽은 사진을 보는데 너무 가엽고 불쌍해서 집안일을 하다 눈물이 났다"며 "정말 동물이라고 마지막까지 너무 배려가 없는 것 같다. 인간이 나쁘다"고 말했다.
일부 온라인 기사에서는 독자들이 댓글을 통해 "기사 사진을 내리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unj3****)은 "사살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고 쳐도 안타깝게 죽은 퓨마 시체마저 둘러싸고 너도나도 셔터를 누르는 게 씁쓸하다"며 "죽음 마저 가십거리로 소비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커뮤니티 등에선 퓨마 호롱이 생전 모습이 공개되고도 했다. 햇볕을 쐬고 있는 호롱이의 뒷모습이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퓨마는 잘못한 게 없고 가장 큰 피해자인데, 전리품 같은 느낌이 들게 사진을 찍은 모습을 보고 불편한 마음이 든 게 사실"이라며 "관련해선 이렇다 할 기준은 없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모자이크 처리 등을 하는 게 맞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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