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현정화 탁구협회 부회장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평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주장 박종아 선수에게는 "온 겨레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고 덕담했다.
리 여사는 이날 오후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옥류아동병원과 평양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남북 퍼스트레이디끼리 공동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일정에는 전 탁구선수 현정화·아이스하키선수 박종아·작곡가 김형석 등 문화체육예술분야 특별수행단도 함께 동행했다.
리 여사와 김 여사는 병원의 외래환자 대기실에서 어린이에게 "아프지마라. 빨리 낳았으면 좋겠다"며 환자들의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병원을 다 돌아본 뒤 김 여사는 리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소개했다.
리 여사는 진지한 덕담과 농담을 섞어가며 분위기를 주도해갔다. 리 여사가 가수 알리에게 "전에 한번 오셨었죠"라며 아는체 하자 알리는 염색한 머리가 쑥스러운 듯 "머리가 너무 노랗죠"라며 베시시 웃었다.
마술사 최현우씨는 리 여사에게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하자 리 여사는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말해 다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김 여사는 지코를 소개하면서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입니다"라고 남한식 농담을 선보였다.
김 여사와 리 여사는 이어서 대동강 구역에 있는 북한 최고의 전문음악인 양성대학인 평양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 여사가 최태영 평양음악종합대학 총장에게 "등록금이 얼마냐"고 묻기도 했다. 최 총장은 "등록금이 무슨 말씀입니까. 저는 무슨말인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음악대학을 나와 음악당으로 이동하던 중 왕다래 열매를 본 김 여사는 과일에 비유해 회담의 성공을 바랐다.
김 여사는 리 여사에게 "계절이 바뀌는 것을 꽃과 과일 등 자연을 보며 느끼게 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의지를 세계에 보여준 것이 5개월이 지났다. 이렇게 풍성하게 열린 가을 과일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결실이 맺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 여사는 "저도 지금 하고 있는 회담이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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