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의 '기다림'·5시간의 '대화'…뜨거운 포옹으로 재회한 文·金

머니투데이 평양공동취재단, 김민우, 백지수 기자 | 2018.09.18 16:04

[the300]평양시민들 "조국통일" 만세 부르며 환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청와대를 나서고 있다. 반려견 마루가 문 대통령 내외를 배웅하고 있다./사진=평양공동취재단


◇2시간의 '설렘'
18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첫 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내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2시간 3분이었다. 서울과 평양의 최단 직선거리는 195km로 서울에서 전주까지(194km)의 직선거리와 비슷하지만 비행시간은 약 1시간정도가 걸렸다.

문재인정부들어 남북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긴 했지만 여전히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북이 대치중인 탓이다. 문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는 비무장지대(DMZ) 상공을 바로 지날 수 없어 디귿자(ㄷ)로 서해를 우회해 평양에 도착했다. 비행경로는 분단의 아픔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날 청와대를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은 밝았다. 남북간의 이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가기 위해 북으로 출발한다는 점에서다. 청와대 참모들과 직원들은 물론 문 대통령의 반려견 마루까지 나와 문 대통령의 방북길을 환송했다.

평양행 전용기가 출발할 성남 서울공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하게될 김현미 국토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모습이 포착됐다. 수행단의 표정은 밝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운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사진=평양공동취재단

◇1분간의 '뜨거움'
오전 9시 48분, 문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했다. 오전 8시55분쯤 성남 서울공항을 떠난 비행기다. 문 대통령이 내릴 준비를 하는 동안 먼저 평양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였다.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과 감색 투피스 양복 차림의 리 여사는 오전 10시 7분 쯤 문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평양국제비행장 국내선 문을 나섰다.

약 2분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타고온 전용기 문이 열렸다. 감색 정장에 붉은색 바탕에 회색 줄무늬 넥타이를 한 문 대통령과 흰색 투피스 양복 차림의 김 여사는 레드카펫이 깔린 비행기 트랩을 밟고 내려왔다. 김 위원장 내외는 문 대통령 내외가 계단을 내려올 동안 박수를 치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의 발이 평양 땅에 닿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뜨겁게 껴안았다. 그리고 손을 맞잡으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약 20초 가까이 되도록 두 정상은 손을 놓을 줄 몰랐다. 이후 두 정상은 나란히 북에서 준비한 레드카펫 위를 걸었고 인민군 대열 앞에 마련된 단상에도 함께 올랐다. 의장대는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해 도열하였습니다"라고 외친 뒤 국빈대우에 걸맞게 21발의 예포를 쏘아올렸다.


두 정상은 사열을 마친 뒤 단상을 내려와 걸으면서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표정을 지으며 대화를 나눴다. 공항에 나온 평양 시민들은 한손에는 인공기와 한반도기, 꽃다발을 들고 두 팔을 들어올리며 두 정상의 만남을 환영했다. 10분간의 공항 환영행사를 마친 후 두 대의 차량에 각각 탑승해 평양공항을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 시내에서 함께 카퍼레이드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평양공동취재단

◇5시간의 '진솔함'

남북 정상은 이날 약 5시간이 넘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평양시내에 돌입하면서 두 정상이 한차에 동승하면서 부터다. 양 정상을 태운 벤츠 개두차(오픈카)는 백화원 영빈관까지 약 30여분 정도의 거리를 함께 달렸다. 이 때부터 사실상 정상회담이 시작된 셈이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진분홍색 꽃다발을 들고 알록달록한 치마저고리 한복을 차려입은 약 10만여명의 평양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남북정상의 만남을 환영했다. 시민들은 "조국통일"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문 대통령은 화답의 의미로 오른손을 창 밖으로 높게 들어 인사했다.

백화원 영빈관에 한 후 문재인 대통령은 "나와 계신 시민들뿐만 아니라, 아주 열렬히 환영해주시니까 정말로 가슴이 벅차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의 봄이 우리 평양의 가을로 이렇게 이어졌으니 이제는 정말 결실을 맺을 때"라며 "지난 5월에 판문점에 오셨을 때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 것, 제대로 한끼 대접해드리지 못한 것이 늘 가슴에 걸려서 오늘을 기다렸는데 오늘 이렇게 오시니 비록 수준이 낮을 수는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다해보려고 한다"고 화답했다.

백화원에서의 간단한 환영식을 마친 후 양정상은 휴식과 이어질 회담준비를 위해 점심식사는 따로 했다. 오후 3시45분쯤 노동당 청사서 다시 만난 남북정상은 오후 3시45분부터 오후 5시45분까지 약 2시간 정도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남북관계개선,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중재 촉진,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 등을 주재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이어질 만찬에서도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대화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만찬은 6시에 시작해 저녁 9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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