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드 수수료 인하가 부추긴 마케팅 비용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 2018.09.18 15:45
지난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 상반기 카드사 영업실적에서 처음으로 마케팅 비용이 공개됐다. 카드사의 수익성 약화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마케팅에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제살 깎기식 외형경쟁'이라고 표현하며 "순익 감소에도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카드사 수익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2014년 4조1142억원에서 2015년 4조8215억원, 2016년 5조3408억원, 2017년 6조724억원으로 매년 1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익은 2015년 7.6% 줄어든데 이어 2016년 9.9%, 지난해 32.3% 감소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마케팅이 과도하다는 금감원의 비판이 타당해 보이지만 수익 악화의 주요 원인을 마케팅 비용에서 찾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본질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 증가의 주원인은 카드 사용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가분을 제외하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있다. 수수료가 줄면 카드 장당 수익성이 축소돼 카드 발급을 늘릴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카드 10장을 발급하면 얻을 수 있던 수익이 이제는 20장, 30장 발급해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도 "수수료가 계속 떨어지니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늘려 '물량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오게 됐다"고 인정했다.


과도한 출혈경쟁을 자제시키는 것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관리해야 하는 감독당국 본연의 역할이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의 근본 원인을 함께 공개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게다가 이번 발표에선 이전까지 줄곧 수익성 약화의 요인으로 들었던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채 마케팅 비용 증가만 지적했다. 금감원의 이번 발표를 두고 여러가지 뒷말이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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