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시계제로'…"中, 대미 수출규제 카드"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 2018.09.17 14:50

"美, 이르면 17일 2000억달러 규모 3차 관세 발표"
中 "관세 부과시 협상 안해"… 환율 등 대응안 나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6월 3일 (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류허 중국 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가 미중 3차무역협상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 미국의 '협상 재개 제안'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 같았던 양국 관계는 미국의 3차 관세 움직임으로 또다시 악화할 위기를 맞았다. 중국 내에선 수출 규제와 같은 강경 맞대응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미(對美) 무역협상에 참가하고 있는 중국 정부 측 관계자는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중국 쪽에선 대미 협상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자문관을 지낸 양웨이민도 "중국은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상황에서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태도를 지적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관세 부과에 보복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미국 제조업계 공급망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원재료나 장비 등의 대미 수출을 규제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WSJ에 따르면 러우지웨이 전 중국 재정부장은 이날 한 행사에서 "보복관세와 함께 '수출 규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출 규제에 타격을 입을 대표적인 업체로 애플이 꼽혔다. 애플의 아이폰은 대만 기업 '폭스콘'에서 조달한 물품으로 중국에서 조립된다. 애플은 관련 사안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그동안 자제했던 환율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젠징리 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전 부주임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의 한 세미나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의 추가 관세 위협에 대응해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통화정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인 당국 입장과 다소 배치되는 의견이다.

젠 전 부주임은 "지금 상황은 중국이 전쟁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추고 있지만 두 번째로 뛰어난 군대를 전방에 배치한 것과 같다"며 "중국의 금융구조는 서방국과 다르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완화한다고 해서 부채가 급증해 금융시장에 위협을 가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환율 공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악셀 베버 회장은 미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위안화 평가절하가 우려된다면 투자에 좀 더 신중을 기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다양한 정책의 일환으로 위안화 가치를 일부러 내린 것 같진 않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강대 강' 공방이 반복되면서 양국 무역전쟁이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문업체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스티븐 오쿤 통상전문가는 "(선거 이후에도) 대통령이 권한을 갖고 있어 원한다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고 4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조치로 중국을 공격할 수도 있다"면서 "때문에 중간선거 이후 무역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WSJ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7일 2000억 달러(약 223조9000억 원) 규모의 3차 대중 관세 방침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율은 10%로 책정했으며 중국이 강경한 태도로 일관할 경우 25%로 다시 인상할 수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과 별개로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오는 27~28일 워싱턴D.C.에서 중국과 협상을 재개하는 쪽으로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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