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6년간 한 주도 빠짐없이 팔린 책은?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8.09.16 14:47

인터넷교보문고 집계결과 ‘모모’와 ‘호밀밭의 파수꾼’ 1위…시대상 논픽션보다 보편적 주제 소설이 ‘스테디셀러’

인터넷교보문고가 2002년 10월 집계 이후 16년간 꾸준히 팔린 ‘소설기네스’ 순위.

무려 16년간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팔린 소설이 있다. 어떤 상황과 흐름에도 이 책을 봐야 할 필연적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그 주인공. 인터넷교보문고가 판매집계를 시작한 2002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무려 829주(15년 11개월) 동안의 결과다.

‘모모’는 시간 도둑들과 도둑맞은 시간을 인간에게 찾아주는 어린 소녀 모모에 대한 이상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소설이다. 소비사회와 돈과 시간에 이끌리는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었다는 점에서 어른에게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호밀밭의 파수꾼’ 역시 소년의 눈으로 세상과 인간 조건에 대한 예민한 성찰을 담았다. 특히 인간 존재를 특징짓는 공허함과 소외를 애써 무시하는 사회 태도를 고발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또 어른의 사회를 위선으로 보는 시각은 시대마다 겪는 청춘의 통과의례라는 점에서 ‘젊은이의 필독서’로 인식되고 있다.

조사결과에서 ‘오만과 편견’은 769주로 3위, ‘데미안’은 755주로 4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752주로 5위에 올라, 소위 ‘고전’으로 불리는 세계문학시리즈가 꾸준히 독자의 사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트에서 유일하게 두 권의 작품을 이름에 올린 주인공은 조지 오웰로, '1984'가 722주로 9위를, '동물농장'이 720주로 10위를 차지했다. 고전에 포함되지 않은 작품은 ‘모모’와 748주 연속 판매 기록을 세운 ‘눈먼 자들의 도시’ 두 권뿐이었다.

한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던 그 시대 베스트셀러들은 이번 순위에 없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사회 분위기와 유행에 힘입은 책보다 시의성을 타지 않는 보편적 주제의 소설 분야가 ‘스테디셀러’ 목록에 유리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실제 지난 10년간 분야별로 매주 한 권 이상 팔린 도서 리스트에서 소설은 25종, 시·에세이 7종, 인문 7종, 자기계발 6종, 예술·대중문화 1종으로 집계됐다.


박혜진 문학평론가는 “논픽션의 경우 언어 자체가 논리적이고 지금 현상에 아주 가까운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그 현상을 보는 다른 시각이 생기면 낡은 책이 된다”며 “문학은 그때그때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분석했다.

스릴러·추리 소설 등 장르 문학이 이번 목록에 없는 것은 독자층이 한정적이고 결말을 알 경우 다시 읽지 않는 약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테디셀러 요건으로는 작품성 외에도 ‘문학상 여부’, ‘고전 리스트 포함’ 등도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인터넷교보문고의 구환회 소설 담당 MD는 “시리즈를 꾸준히 이어가는 문학전집의 경우 독자의 관심을 오래 끌 수 있다”며 “같은 작가의 여러 작품이 전집 리스트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판매 부수가 크게 차이가 나고 이는 특정 작가뿐 아니라 세계문학전집에 속한 거의 모든 작가의 책에서 비슷한 판매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스트에서 한국소설은 ‘톱10’에 한 권도 오르지 못했다. 허희 평론가는 “한국소설이 잠깐의 베스트셀러를 넘어 ‘모모’에 비견될 만한 스테디셀러를 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지금 한국 소설계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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