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에 네이버 팀장 단 인재 'UX 툴' 창업 결실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이유미 기자 | 2018.09.14 17:20

박태준 포그리트 대표, "데이터 드리븐 문화 이끌 것"

경기도 분당구에 위치한 포그리트 본사에서 박태준 포그리트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포그리트
"실장님 이걸로는 망해요."
"국내 개발 인력으로는 안 돼. 그냥 여기 계속 있어."

네이버 동료들과 상사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2013년 당시 네이버 UI개발실장을 지냈던 박태준 포그리트 대표가 창업을 결심했을 때의 반응들이다. 그럴 만도 했다. 박 대표는 27세 나이에 일찌감치 팀장도 달고, 소위 '잘나가는' UI(사용자인터페이스) 전문가였다. 15년 다닌 괜찮은 직장을 그만두고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사업을 한다니 말리는 게 당연지사였다.

사업 아이템은 빅데이터 기반 UX(사용자경험) 소프트웨어. 하지만 국내에서는 UX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국내 실무자들도 UX의 중요성은 알지만 굳이 데이터를 활용해서까지 심도 있게 분석하지 않았다. 특히 국내 인력으로는 UX 관련 툴을 개발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다들 입을 모았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청개구리 기질이 있어서..."라며 운을 뗐다.

"27세에 조직장이 된 것도 특이한 경우죠. UI 부서를 새로 만들자고 회사에 건의했습니다. 그 부서를 제가 맡겠다고 말이죠. 결국 승인이 났지만, 그때도 처음엔 '안 된다'라는 말을 수차례 들었어요. 창업을 각오했을 때도 안 될 거라고 하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다수의 반대 속에도 박 대표를 믿고 따라준 '든든한 아군'은 몇몇 있었다. 그와 함께 일했던 UI개발실 팀원 3명이다. 이들과 의기투합해 포그리트를 창업했다.

쉽지만은 않았다. 인프라가 갖춰진 네이버에서는 '일 좀 한다'라고 정평이 났지만 스타트업에서는 모든 걸 새롭게 일궈야 했기 때문이다. 개발 과정에서 애도 많이 먹었다. 초기 기업인데도 큰 회사에 있을 때보다 다루는 데이터가 배는 많아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17년 나온 것이 국내 최초의 UX 툴 '뷰저블'이다. 정식 출시 전 '삼성전자 GMC(글로벌마케팅센터)'와 신한카드 등은 라이선스 제안을 해왔다. 최근에는 세계 5위의 일본 디지털 마케팅 업체 '덴츠'와도 리셀러 계약을 체결했다. 덴츠 측 역시 먼저 연락을 취해 왔다.

박 대표에 따르면 포그리트는 적극적 영업 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막 시작한 회사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눈에 띄면서 가파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뷰저블'의 핵심은 UX를 데이터로 분석한다는 점이다. 이때 정지된 웹 화면에서 UX 분석을 하는 게 아니라 동적 환경을 반영한다. 일례로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면 사진이 움직이는 등 사용자 인터랙션이 다양한데, 복잡한 구성이나 숨은 콘텐츠 등도 반영해 UX를 분석해 준다. 최근 오픈한 뷰저블의 라이트 버전 '뷰저블리'에도 이 기능이 탑재됐다.

그는 "'라이브 히트맵'이라는 기능"이라면서 "이런 기능은 전 세계 우리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UX 툴을 '구글 애널리틱스'(GA)에 버금갈 소프트웨어로 키운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일본 현지 법인 설립 준비에 한창이다.

"UX 관련 시장 규모는 일본에서만 1조5000억원입니다. 국내에서도 점점 UX를 데이터로 접근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요. 무엇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는지, 더 좋은 성과를 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인과 관계를 데이터로 명확히 밝히는 게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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