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대외건전성 지표 개선...통화스와프가 방파제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 2018.09.14 03:32
IMF(국제통화기금)는 2016년 펴낸 보고서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타당성'에서 주요 신흥국이 위기 시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 조달 수단 중 통화스와프가 가장 유용하다고 제시했다. 외환보유고를 헐거나 IMF 대출을 받는 것보다 정치적 부담이 적고 위기 대응에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통화스와프는 다다익선"이라고 말한 것이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정치·외교적 문제로 끊긴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를 꺼낸 건 이 같은 국제금융기구의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

통화스와프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한 건 2008년 9월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같은 해 10월 말 미국과 체결한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는 출렁이던 금융시장을 진정시켰다. 2007년말 100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1500원을 웃돌았다가 연말 125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2008년 12월 일본,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도 각각 130억달러→300억달러, 40억달러→300억달러로 확대했다. 외환방파제를 두텁게 쌓으면서 시장의 불안한 심리는 가라앉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 스위스, 캐나다, 호주, CMIM(치앙마이이니셔티브) 등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통화스와프 규모나 체결국은 금융위기 때보다 크고 많다. 하지만 질적으론 뒤처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규모 자금유출 시 유동성 공급 효과가 큰 기축통화가 부족해서다. 2010년, 2015년 각각 만료한 미국, 일본과의 통화스와프가 아쉬운 이유다.


10년 전과 비교해 다른 경제 체력은 어떨까.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4024억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 2600억달러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통화스와프와 더불어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민간부문의 해외차입이 막혀 대외결제를 못하거나 외화가 부족해 환율이 급등할 때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어서다.

2007년 3월 53.6%에서 금융위기 직후 2008년 74.0%까지 올랐던 단기외채비율은 최근 수년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론 28.4%다. 단기외채비율이 높을수록 외환위기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경상수지 흑자규모 역시 2007년 117억9450만달러에서 2017년 784억6000만달러로 몸집을 불렸다.

2014년 대외 순채권국으로 전환한 것도 달라진 면모다. 해외에 갚을 빚(대외금융부채)보다 받을 돈(대외금융자산)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부채보다 2519억원 많다. 금융위기 전과 비교해 최근 한국을 향한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 신용등급 평가도 1~3단계 올랐다.

외환 구조를 튼튼하게 다지는 건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인 한국에 있어 특히 강조된다. 대외변수에 취약한 태생적 한계 때문에 통화스와프 확대 등 더 많은 외환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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