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 보수 낮추면 주총 철회 가능"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 2018.09.11 17:24

[인터뷰]맥쿼리 상대 주주행동 이끄는 차종현 플랫폼파트너스 전무

차종현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 전무가 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MKIF의 불합리한 보수체계가 왜곡된 할인율과 시장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저희가 주주행동을 시작한 첫날부터 던진 메시지는 맥쿼리인프라의 잘못된 보수구조를 고치라는 것이었습니다. 맥쿼리가 지금이라도 보수를 충분히 낮추면 주주총회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맥쿼리자산운용을 상대로 주주행동을 이끌고 있는 차종현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이하 플랫폼) 액티브인프라본부 본부장(전무)은 10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소한 호주 인프라펀드인 TIF 수준으로(운용보수 0.49%) 보수를 낮추면 주총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MIRA·이하 맥쿼리)은 사모 인프라펀드인 호주 더인프라스트럭쳐펀드(TIF)의 기본 운용보수를 순자산가치(NAV)의 0.49%에 합의했다. 이는 맥쿼리그룹이 한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MKIF의 수수료 1.25%의 반값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2005~2015년 맥쿼리자산운용에서 근무했던 차 전무는 지난해 12월 플랫폼에 합류,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맥쿼리인프라)의 수수료를 낮추라며 '친정'을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플랫폼은 앞서 지난 6월 MKIF 이사회에 보수인하를 골자로 한 서신을 보냈다. 해당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산 운용사 교체 안건을 요청했고, 오는 19일 임시 주총을 앞두고 있다.

차 전무는 "인프라는 기본적으로 현금흐름이 예측 가능한 채권형 자산"이라며 "각 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은 정해져 있는데, MKIF는 시가총액이 상승하면 운용사 보수만 늘어나 주주들이 받는 배당금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채권형 자산의 가치가 크게 올랐는데, 운용사 능력과 관계없이 시총에 연동되는 MKIF의 보수가 과도하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MKIF의 이러한 불합리한 보수체계가 왜곡된 할인율과 시장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MKIF는 주가가 약 9000원을 넘어가는 순간 성과보수가 빠지게 되는 구조"라며 "성과보수가 없어지거나 운용사가 교체되지 않으면 주가는 계속 9000원선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분석에 따르면 MKIF의 적정주가는 1만2800원이지만, 성과보수 지급 가능성에 따른 변동성 때문에 주가가 과도하게 할인돼 거래중이다. MKIF가 보유한 12개 인프라의 자산가치로만 따지면 유사 글로벌 펀드 대비 적정 할인율은 4%인데, 실제 주주배당금은 7% 할인을 받고 있다. 이러한 할인율 갭이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맥쿼리가 아니면 정부와의 협상에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MKIF는 공모펀드이기 때문에 운용사가 계약상 명확하게 보호돼 있는 권리를 포기하면 즉시 배임에 해당한다"면서 "맥쿼리가 아니면 망할 것이란 건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은 주주가 회사를 좋게 보고 운용사가 회사를 안좋게 보는 기형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주총 결과에 승복하고 운용사가 교체되더라도 1년 뒤 진행될 운용사 재선정 입찰에 플랫폼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주총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이미 어느 정도 성과는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차 전무는 "MKIF 보수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의 장을 만들어냈고 이에 많은 주주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소 강력한 처방인 운용사 교체 안건에 대해 30~40%의 찬성표가 나오면 시장의 메시지는 분명하다고 본다"면서 "결국 주총은 맥쿼리와 플랫폼을 제외한 93% 주주들의 판단에 달려있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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