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8월 이란 원유 수입 '제로'…美 요구보다 3개월 빨라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8.09.10 11:34

트럼프, 11월 4일까지 수입 중단 요구…日은 10월부터 중단, 인도는 절반만 줄이기로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현황. /사진=블룸버그통신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동맹국으로는 처음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요구한 시한보다 3개월가량 빨리 중단한 것으로 북핵과 무역 문제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원유 수송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지난 8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제로(0)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지난 7월만 하더라도 하루 19만4000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한 뒤, 동맹국에 오는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몰래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2위 산유국으로, 하루 2000만배럴 이상을 수출하던 이란은 이후 원유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이란석유공사(NIOC)는 자국 원유 수출량이 지난 6월 하루 약 230만배럴에서 9월 약 150만배럴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미국의 다른 동맹국과 비교해 훨씬 빨리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일본은 아직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일본 정유사들은 오는 10월에야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계획이다. 중국도 수입을 계속하고 있다.


인도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고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일 인도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이란산 원유 수입과 관련, 인도에 제재 유예를 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원유 수입량을 결국 제로(0)로 줄여야 한다"면서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일부 나라에 제재 유예를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의 요청보다 빨리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이유로는 북핵 문제와 무역 협상 등과의 관련성이 제기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밀접한 협력이 꼭 필요한 상황이고 무역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은 미국의 북아시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수십 년 동안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에 기대왔다"며 "미국과의 정치적인 연결은 한국으로 하여금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을 무시하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싱가포르에 있는 에너지 전문 컨설팅 기업 FGE의 웽인 친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국가 안보와 무역 등 다양한 이유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미국을 거스르는 위험을 원하지 않으며, 한국 정유사들은 이란산 원유를 다른 제품으로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5. 5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