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블렌딩 차는 여러 찻잎과 식재료를 섞어서 기존과 완전히 다른 풍미를 만든다"며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를 조합하는 '마리아주'처럼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을 연구해 구성한다"고 말했다. 알디프의 블렌딩 차는 콘셉트도 독특하다. 각각의 테마에 따라 차 이름부터 빛깔과 향, 맛이 모두 다르다. 여기에 차를 마시며 떠오르는 상황과 이야기, 어울리는 테마곡까지 설정해 감성적인 요소를 더했다.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맞는 차와 음악을 한 세트로 즐기는 식이다.
대표적인 제품인 '서울의 달 그레이'는 서울의 밤을 표현한 차다. 녹차를 기본으로 얼그레이를 배합해 익숙한 듯 낯선 맛을 냈다는 설명이다. '스페이스 오디티'는 우주를 테마로 맛과 향을 개발했다. 우주에서 발견된 '포름산에틸'이 파인애플과 라즈베리의 향을 내는 성분과 같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제품명은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에서 따왔다. 이 외에도 햇살 따듯한 날 오후를 표현한 '비포 선셋', 아침에 어울리는 한국식 밀크티 '리스 브렉퍼스트' 등 올 상반기까지 모두 11종의 블렌딩 차를 내놓았다.
알디프의 차별화된 콘셉트에는 이 대표의 경험이 담겨있다. 2010년 입사했던 화장품 대기업에서 제품 기획과 브랜딩을 담당하면서 20~30대 여성들의 취향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학창시절을 차 문화가 익숙한 중국에서 자랐던 배경이 더해지면서 블렌딩 차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 이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2016년 창업 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첫 시제품을 만들 때부터 목표금액인 100만원보다 16배 많은 금액이 몰렸다. 주로 새로운 문화와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이 투자자로 나섰다.
알디프의 사업 부문은 크게 네 가지다. 티백 완제품 생산·판매 외에도 △차 전문점인 '알디프 티 바(Tea bar)' 운영 △차 향을 응용한 향수 제조·판매 △기존 카페 등과 '기업간 거래'(B2B) 등이다. 이 가운데 티 바는 예약제로 운영하는 플래그십 매장이다. 기존 제품과 계절별 신메뉴로 구성한 '차 코스 메뉴'를 한정 판매한다.
국내에서는 플래그십 매장 운영과 대형 유통채널 판매를 통해 소비자층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국내외 사업을 통해 3년 내 연매출 100억원 수준으로 외형을 키우는 게 목표"라며 "차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과 서비스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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