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위기 우려낸듯" 女心 녹인 '블렌딩茶'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18.09.18 04:23

[스타트UP 스토리]이은빈 알디프 대표 "3년내 연매출 100억 목표..중화권 공략"

이은빈 알디프 대표
'서울의 밤을 닮은 차(茶)', '우주의 맛을 내는 차'. 모두 실제로 판매하는 제품들이다. 전통적인 차와는 전혀 다른 독특한 콘셉트로 글로벌 음료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초기벤처기업)이 있다. 이은빈 대표(사진·31)가 2년 전 창업한 알디프는 친환경 고급 재료를 적절히 배합(블렌딩)해서 만든 차를 생산·판매한다. 애호가들이 즐기는 고가품과 대중적인 티백의 중간선에서 젊은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차를 선보였다.

이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블렌딩 차는 여러 찻잎과 식재료를 섞어서 기존과 완전히 다른 풍미를 만든다"며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를 조합하는 '마리아주'처럼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을 연구해 구성한다"고 말했다. 알디프의 블렌딩 차는 콘셉트도 독특하다. 각각의 테마에 따라 차 이름부터 빛깔과 향, 맛이 모두 다르다. 여기에 차를 마시며 떠오르는 상황과 이야기, 어울리는 테마곡까지 설정해 감성적인 요소를 더했다.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맞는 차와 음악을 한 세트로 즐기는 식이다.

대표적인 제품인 '서울의 달 그레이'는 서울의 밤을 표현한 차다. 녹차를 기본으로 얼그레이를 배합해 익숙한 듯 낯선 맛을 냈다는 설명이다. '스페이스 오디티'는 우주를 테마로 맛과 향을 개발했다. 우주에서 발견된 '포름산에틸'이 파인애플과 라즈베리의 향을 내는 성분과 같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제품명은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에서 따왔다. 이 외에도 햇살 따듯한 날 오후를 표현한 '비포 선셋', 아침에 어울리는 한국식 밀크티 '리스 브렉퍼스트' 등 올 상반기까지 모두 11종의 블렌딩 차를 내놓았다.

알디프의 차별화된 콘셉트에는 이 대표의 경험이 담겨있다. 2010년 입사했던 화장품 대기업에서 제품 기획과 브랜딩을 담당하면서 20~30대 여성들의 취향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학창시절을 차 문화가 익숙한 중국에서 자랐던 배경이 더해지면서 블렌딩 차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 이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2016년 창업 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첫 시제품을 만들 때부터 목표금액인 100만원보다 16배 많은 금액이 몰렸다. 주로 새로운 문화와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이 투자자로 나섰다.


알디프의 사업 부문은 크게 네 가지다. 티백 완제품 생산·판매 외에도 △차 전문점인 '알디프 티 바(Tea bar)' 운영 △차 향을 응용한 향수 제조·판매 △기존 카페 등과 '기업간 거래'(B2B) 등이다. 이 가운데 티 바는 예약제로 운영하는 플래그십 매장이다. 기존 제품과 계절별 신메뉴로 구성한 '차 코스 메뉴'를 한정 판매한다.

국내에서는 플래그십 매장 운영과 대형 유통채널 판매를 통해 소비자층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국내외 사업을 통해 3년 내 연매출 100억원 수준으로 외형을 키우는 게 목표"라며 "차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과 서비스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명동에 '음료 컵' 쓰레기가 수북이…"외국인들 사진 찍길래" 한 시민이 한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