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우리측 대북특사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미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실현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는 2021년 1월, 사실상 2020년까지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진도를 내는 것이 목표"라며 "종전 65주년인 올해 한반도에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하는 종전선언이 이뤄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 말했다.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남북은 물론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실천해왔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며 "비핵화 결정에 관한 (내) 판단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에 대해 "한미동맹이 약화된다, 또는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우려들은 종전선언과 전혀 상관없는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북미 협상이 다소 어려움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이런 신뢰 기반 아래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간 70년 적대 역사 청산 △북미관계 개선 △비핵화 실현을 하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실장은 "북한은 선제적 조치들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 해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뜻을 미국에도 전해달라고 특사단에 요청했다. 정 실장은 우리시간 이날 오후 8시 존 볼턴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비핵화와 북미관계 진전의 '시간표'가 주목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연내 종전선언 의지를 거듭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방한(9~11일)을 계기로 현지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미 정상이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며 "문제는 정상들 간 합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 말했다. 또 "관련국간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라며 "신뢰 구축의 실질적 단계"로 종전선언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6일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평양정상회담 준비위 첫 회의에선 특사단 방북 관련 "정말 잘 됐다"며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갖게 됐다"며 "그와 함께 한반도 완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도 좀 촉진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됐다"고 했다.
특사단 방북을 통해 평양 남북정상회담 시기는 18~20일로 확정했다. 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 실무협의는 다음주 초 판문점에서 열린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정상회담 이전에 개소하기로 했다.
평양 정상회담 테이블엔 △판문점선언 이행 성과 점검 및 향후 추진방향 △한반도 공동번영 방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등이 오른다. 남북은 군사부분 상호신뢰 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합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