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패권전쟁' 美 vs 中 해외투자 경쟁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 2018.09.03 11:28

中 3~4일 아프리카협력포럼 개최 "보호무역주의 반대하며 美 견제"…WSJ "해외투자기관 폐지 주장하던 트럼프, 올해 기관 예산 대폭 확대"

임종철 디자이너
무역전쟁으로 시작한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패권전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신흥국 인프라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자국 경제권에 편입하는 식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미국 내 투자에 열을 올리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최근 기류가 바뀌고 있다.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이 참석하는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이 3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FOCAC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인해 참가국도 아프리카 54개국 중 53개에 이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포럼 첫날 오마르 알 바리스 수단 대통령과 하게 게인 고브 나미비아 대통령,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 등과 연쇄 정상회담을 한다. 전날엔 가봉, 이집트, 기니, 잠비아, 가나 등의 정상들과 잇달아 회담을 했다.

201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FOCAC에서 향후 3년간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약 67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시 주석은 올해도 대규모의 아프리카 투자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자신의 유라시아 광역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 방안을 설명하고 보호무역주의 반대 등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협조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해외 투자 확대에 미국도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두 배로 늘리려는 계획을 마무리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의회에서 관련법을 통과시키려는 작업이 한창이다. 해외민간투자공사(OPIC)를 중심으로 새롭게 출범할 개발 관련 기관에 60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안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의 불필요한 개입을 야기하고 자유시장을 왜곡한다며 OPIC의 폐지를 주장했다. 그러나 올들어 중국과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OPIC의 위상을 높이려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OPIC에 투입되던 예산 규모는 230억 달러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해당 법은 현재 하원을 거쳐 상원 가결을 앞두고 있다. 중국 '일대일로'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정파를 초월한 만큼 법안의 상원 통과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국영 금융기관이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아프리카에 출연한 자금은 1360억 달러에 이른다.

이에 대해 지난 3월 아프리카 순방에 나섰던 렉스 틸러슨 전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자금 출연을 '빚더미'라고 규정하며 "아프리카 각국이 중국 투자를 받아들일 때 주권을 침해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남아공의 정치분석가 윌리엄 구메데는 "트럼프 정권이 아프리카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고 관심도 적어 결과적으로 중국에 유리한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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