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소셜로그인', 총체적 '부실' 드러나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김주현 기자 | 2018.09.02 18:24

방통위 점검 결과 정보 과다, 관리 부실 밝혀져… 구글·페북, 별다른 개선책 없어

구글과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가 운영하는 ‘소셜로그인’에서 과다한 개인정보 제공, 관리 부실 등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간편하게 사용자를 확인할 수 있다는 소셜로그인의 장점 이면에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이 상존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은 운영정책 개선을 약속했지만, 해외 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은 개선여부나 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문제투성이’로 드러난 소셜로그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8월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가 운영하는 소셜로그인 제도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과다한 개인정보 제공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이용자 동의 절차 부적정 △소셜로그인 사용업체 관리 소홀 등 문제가 드러났다.

페이스북은 최대 70여개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제공하는데도 사용자에게 구체적인 항목을 밝히지 않았다. 소셜로그인 사용업체의 개인정보 이용목적과 보유기간 등 고지도 생략했다. 구글은 3개의 개인정보만 제공하면서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관련 정보를 고지하지 않았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소셜로그인 사용업체에 대한 적절한 사전·사후관리도 없었다. 다만 페이스북은 방통위 조사와 달리 현재 제공 가능한 개인정보는 40여개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제공하는 개인정보는 각각 7개, 5개였다. 네이버는 정보 제공 시 필수·선택사항을 명시적으로 분류하지 않고, 기본 설정을 ‘동의’로 지정했다. 카카오의 경우 사전 검수 없이 소셜로그인 연동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책임은 뒷전? 페이스북·구글…방통위, 위법 여부 검토= 방통위의 자발적 개선 요구에 네이버는 연말까지 선택사항에 대한 기본 동의 설정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달까지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내년 6월부터 사전검수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개선책을 내놨다. 이와 달리 구글과 페이스북은 자체 개선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 검토와 추가 조사 등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로그인 연동 소개 페이지.
소셜로그인은 웹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시 별도 회원가입 없이 이미 가입한 인터넷 서비스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기능이다. ‘페이스북으로 로그인’, ‘네이버로 로그인’ 등으로 표시된다. 사용업체는 손쉽게 신규 회원을 확보할 수 있고, 제공업체는 플랫폼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사용자는 회원가입 불편 없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제공하면서 다양한 웹사이트, 앱을 이용할 수 있다.

포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대규모 사용자를 확보한 인터넷기업들이 주로 소셜로그인 기능을 제공한다. 플랫폼별 소셜로그인 사용업체는 페이스북 28만5000여개, 네이버 1만6000여개, 카카오 8400여개에 달한다. 구글은 사용업체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수많은 업체들이 개방된 API(앱 개발 지원도구)로 소셜로그인을 연동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관리 및 감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드러난 페이스북의 ‘데이터 스캔들’은 소셜로그인을 개인정보 유출 도구로 악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사례다.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은 2014년 페이스북 소셜로그인을 연동한 성격 분석 앱 ‘디스 이즈 유어 디지털 라이프’를 통해 가입자 27만명과 이들의 친구 등 수천만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코건은 이를 영국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이하 CA)로 넘겼고, CA는 500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정보 기반으로 분석한 유권자 성향 자료를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북의 데이터 스캔들로 인해 방통위 조사가 이뤄졌는데, 국내 기업들만 개선책을 내놨다”며 “해외 기업은 그대로 둔 채 국내 기업의 책임만 요구한다면 또 다른 역차별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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