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의 대표적인 로봇펫 '아이보'는 단순한 히트상품이 아니다. 마케팅 성공공식으로 통하는 '3B'(아기·미인·동물)에 최첨단 로봇기술이 접목돼 애견인은 물론, 반려동물에 관심이 없는 이들의 마음까지 훔친다.
보고 듣고 말하고(아이보의 경우 짖는다) 움직이는 종합기술은 경쟁사 엔지니어에게도 '로망'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삼성전자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월 'CES 2018'에서 처음 공개된 신형 아이보가 무선네트워크 문제로 추정되는 에러로 시연 도중 동작 불능 상태에 빠지자 자신의 일인양 안타까워했다.
☞ 1월10일 보도 '[CES톡]소니 아이보는 결국 공을 차지 않고 죽었다' 참조
3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 전시된 아이보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신형 아이보는 2006년 단종된 지 12년 만에 소니가 올해 1월 AI(인공지능)을 장착해 재출시한 제품이다.
신형 아이보는 AI와 카메라로 주인을 알아본다. 칭찬을 해주면 꼬리를 흔들고 주변에 놓인 공을 차면서 애교를 부린다.
소니 전시장에서 한 관람객이 "큐트(귀여워)"를 연발하며 박수를 치자 다가가 머리를 비벼대더니 등과 턱 밑을 쓰다듬자 기분이 좋다는 표정과 몸짓을 보였다. 아이보의 등과 턱에는 터치 센서가 달렸다.
움직임도 실제 개와 흡사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액정표시장치 눈과 꼬리, 입, 혀, 22개 관절로 감정을 표현한다. 살아있는 개와 아이보를 함께 지내게 한 실험에서 반려견이 아이보를 친구로 여기는 행동을 보였을 정도다. 클라우드컴퓨팅, 통신, 빅데이터 분야의 기술과 AI 발달의 결과다.
국내 전자업계 대기업 가운데 로봇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LG전자가 지금까지 출시한 '클로이 시리즈'와 비교하면 기술력의 차이가 적잖게 드러난다.
아이보는 19만8000엔(약 199만원)의 높은 가격에도 지난달까지 2만대 넘게 팔렸다. 오는 9월부터 2899달러(약 324만원)에 미국 시장에도 출시된다. 소니 관계자는 "실제 반려견을 키울 때 드는 비용과 비교하면 크게 비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