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애플, 테슬라 인수? 좋지 않은 아이디어"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 2018.08.31 13:55

"자동차는 어려운 시장… 경쟁 치열해 손실 보기 쉬워"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블룸버그
애플의 2대 주주인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애플의 테슬라 인수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버핏 회장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애플이 테슬라를 인수한다면 이를 지지하지 않겠다"며 "좋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월가에서는 애플이 테슬라를 인수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에 다시 한 번 힘이 실리고 있다. 애플은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기술을 취득할 수 있고, 테슬라는 애플의 자금력과 제조력을 통해 생산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비공개 전기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개발 방향을 두고 내홍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모델3' 생산량 미달로 줄곧 파산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버핏은 애플조차 자동차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자동차업계는 쉬운 곳이 아니다"라며 "올해는 좋은 실적을 내다가도 이듬해에는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선점 업체는 규모나 네트워크 면에서 너무나 거대하고, 새로운 경쟁 업체가 끊임없이 유입되며 당신이 하는 사업을 베낄 것이다. 이곳에 영원한 강자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버핏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다. 그는 2008년 중국 비야디(BYD)에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0%를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휴대폰 충전용 배터리 업체로 알려져 있던 비야디는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를 인수하며 고성장했고,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당시 주당 8홍콩달러이던 주가는 지난해 말 기준 80.45홍콩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중국 내 신에너지자동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줄었고, 주가도 거의 반토막 난 상황이다.


버핏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경솔한 언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한 기업의 CEO로서) 말을 잘못 한다면, 그 즉시 고쳐야 한다"며 "(머스크는) 3분 뒤에라도 '자금은 확보됐다'고 한 말이 사실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뜻이었다고 정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 주식을 주당 420달러에 인수해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자금은 확보됐다"고 글을 올려 주가 급등을 초래했다. 하지만 자금 조달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 끝에 약 2주 만에 상장폐지 계획을 철회했다.

한편 버핏은 이날 공개된 C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버크셔가 하반기 들어 애플의 주식을 조금 더 샀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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