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불평등 보고서 2018’(글항아리 펴냄)은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옛 공산권 국가들까지 소득불평등과 자산불평등 추이를 시계열로 정리했다. 최근 자신의 역작(‘21세기 자본’)을 통해 전세계를 상대로 수년간 불평등이라는 화두를 묵직하게 던졌던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도 필진으로 참여했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19세기 말부터 2차 세계대전 전후까지의 시기를 주로 다뤘다면 ‘세계불평등 보고서 2018’은 1980년부터 2016년까지가 주 대상이다. 피케티 외에도 지난해 세상을 떠난 그의 스승 앤서니 앳킨슨 런던정경대 교수, 이매뉴얼 사에즈 UC버클리 교수 등 100여명의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참여했다.
내용을 뜯어보면 심각하다. 1980년 이후 세계 하위소득자 50%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상위 1%와 하위 50%의 소득격차는 1980년 27배에서 2016년(책에서는 오늘날로 표기) 81배로 벌어졌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전세계 부(富)에서 최상위 1%의 몫은 현재 20%에서 2050년 24%로 늘어나고 하위 50%의 몫은 10%에서 8%로 줄어든다. 국가별로 상위 10% 소득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보면 유럽 국가들은 37%, 중국은 41%, 미국과 캐나다는 47%, 브라질.인도는 55%, 중동 국가는 61%였다. 책이 나오자 뉴욕타임스 등 각국 유수 언론에서는 ‘경제적 불평등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적절히 대처되지 않고 심화되는 불평등은 온갖 정치.경제.사회적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아쉽게도 한국에 대한 자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책을 펴낸 쪽에서는 2013 ~ 2016년의 한국의 관련 통계가 연구자들의 기준과 일부 맞지 않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글항아리 출판사에서는 정태인 경제학자, 동국대 김낙년 교수 등 국내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불평등 관련 연구발표를 10월5일부터 연속기획강의 형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세계불평등보고서 2018=토마 피케티, 이매뉴얼 사에즈 등 지음, 장경덕 옮김, 글항아리 펴냄, 472쪽/2만2000원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