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계열사 두산밥캣의 주식 1057만8070주(지분율 기준 10.56%)를 3681억1683만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주당 처분금액은 이날 두산밥캣 종가인 3만4800원이다.
회사 측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주식을 처분하게 됐다"며 "해당 거래는 29일 정규시장 종료 후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매각으로 두산중공업은 우선 순차입금 규모와 부채비율을 떨어뜨릴 수 있게 됐다.
2분기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개별기준 순차입금은 5조3230억원이며 부채비율은 165% 수준이다. 주식 처분금액인 약 3681억원이 유입되면 순차입금은 4조9549억원으로 줄어들며 부채비율은 153% 수준으로 12% 포인트 내려가게 된다.
추후 두산밥캣 지분 관련 거래 측과 맺은 파생금융상품 계약에 따라 순차입금과 부채비율은 여기서 추가 조정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캣 주식 처분 상대방인 각 금융기관들과 장외파생금융상품거래도 체결했는데, 당사자들이 별도로 합의하는 중도정산일 또는 만기정산일(2019년12월3일)에 두산밥캣 헤지가격이 기준가(3만4800원)보다 높을 때는 금융기관이 두산중공업에 차액을 지급하고, 그보다 낮을 때는 두산중공업이 금융기관에 차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두산밥캣 주가가 현 수준보다 뛸 경우 두산중공업은 추가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되며 내려가면 그 반대가 되는 셈이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인 두산엔진을 국내 사모펀드에 822억원에 매각하고 두산엔진이 보유했던 두산밥캣 지분 10.56%를 두산중공업으로 이관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가치로 3400억원 수준이었던 두산밥캣 지분을 활용해 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노리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이는 이번 매각으로 현실화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주요 계열사들의 순차입금을 합해도 두산중공업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두산밥캣 지분 매각을 현 시점에서 결정할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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