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비싸” 등돌린 경매시장.. '대형·주상복합'으로 눈돌렸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8.08.30 03:59

전용 120㎡ 이상 낙찰가율 역대 최고치, 주상복합 매물 경쟁률 상승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면서 법원 경매시장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가격이 많이 뛴 중소형 아파트보다 3.3㎡(1평)당 가격이 낮은 대형 매물에 관심이 많고 일반 아파트보다 감정가가 낮은 주상복합아파트 경매 참가자도 늘었다.
 
29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120㎡(이하 전용면적) 이상 대형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전월 대비 15.3%포인트 상승한 111.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0㎡ 이상 아파트의 월별 경매 낙찰가율이 110%를 넘은 것은 2010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매물은 129%를 기록한 용산구 한남동 ‘한남힐스테이트’ 151㎡(7층)로 12명이 응찰해 감정가 11억6000만원보다 3억4000만원 높은 15억100만원에 팔렸다.
 
보통 경매시장에서는 낙찰가율이 높을수록 인기가 많은 매물로 본다. 응찰자가 몰려 호가(呼價)가 높아진 결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반면 △60㎡ 미만(104%→96.4%) △60~85㎡(103.7%→96.4%) △85~120㎡(103.8%→96.2%) 등 중소형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동반 하락했다. 이는 최근 중소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7월2일까지 서울 아파트 규모별 매매가격 상승률은 60~85㎡ 중소형이 4.4%로 85~102㎡ 중대형(3.4%) 102~135㎡ 대형(3.9%)보다 높다.
 
지난해 중대형 아파트값 상승률(6.9%)이 중소형(5.1%)보다 높았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시세변화가 시차를 두고 감정가에 반영돼 경매 참여자들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아파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감정가가 낮은 주상복합 매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영등포구 ‘콤비빌딩’ 131㎡(15층) 매물에는 이달 진행된 아파트 경매 중 가장 많은 24명이 몰려 감정가 7억5000만원짜리 물건이 8억1570만원에 낙찰됐다. 서초구 방배동 ‘신구하이텍빌리지’ 241㎡(11층)도 감정가보다 11% 높은 14억127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중소형 아파트 감정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가 늘었다”며 “가격대 접근이 가능한 대형매물 경매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낙찰가율이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비싸고 재건축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형 주상복합 경매에 응찰자가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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