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날]"1시간에 얼마짜린데"…헬스장 PT 잔혹사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18.08.26 05:00

[헬스 유감(遺憾)-①]건강한 몸 가꾸기 위한 개인 PT 늘며 불만도 폭주…트레이너 기본 자격과 전문성 확인해야

편집자주 | 월 화 수 목 금…. 바쁜 일상이 지나고 한가로운 오늘, 쉬는 날입니다. 편안하면서 유쾌하고, 여유롭지만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늘은 쉬는 날, 쉬는 날엔 '빨간날'

/사진= 이미지투데이
바야흐로 운동의 시대다. '자기관리'에 관심이 높아지고 주 52시간 근무제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열풍이 불며 헬스장은 연일 문전성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국 헬스장(체력단련장) 수만 8396개에 달한다.

건강·몸매 관리를 위해 금전적 투자를 감수하고 전문 트레이너에게 몸을 맡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받는 PT(퍼스널 트레이닝)에 '지금 내가 제대로 운동하고 있는 것이 맞나'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트레이너 전문성이나 수업의 질에 불만을 갖게 되는 것. 전문가들은 트레이너 자격과 역량부터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국민 스포츠' 헬스…가격 부담에도 '투자' 늘어= 헬스장을 처음 찾아 운동법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PT는 필수 코스다. 무거운 운동기구를 들기도 하고 운동기구마다 근육에 미치는 효과가 다른 만큼 몸 관리나 부상 방지를 위해 전문가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 최근 운동을 시작한 윤모씨(61·여)는 "헬스장에 처음 왔을때 그저 막막했다"며 "최근 PT를 받으며 운동하는 법을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PT를 통해 효과를 보는 사람도 많다. 일반적으로 PT를 받기 시작하면 트레이너가 근육량과 체지방을 분석하는 한편 어떻게 기구를 잡고 자세를 취해야 올바르게 몸에 자극을 줄 수 있는지 가르친다. 식단이나 생활습관 등을 바로잡아주고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운동효과를 위해 투자하는 만큼 가격이 만만치 않아 부담으로 다가온다. 1회당 적게는 3만~4만원이 보통이고 이름 있는 트레이너에게 배운다면 회당 10만원도 우스울 때가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이 2016년 발표한 '체력단련시설 운영실태조사'에 따르면 1회 PT 이용 평균 금액은 5만2000원이었다. 보통 20회, 30회 단위로 결제하기 때문에 한 번 PT 받기 위해서는 독한 마음을 먹고 큰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

주52시간 근로시간이 처음 시행된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피트니스클럽을 찾은 시민들이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나 제대로 교육 받고 있나?= 맵시 좋은 몸을 만들려 과감히 비용을 지불하지만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레이너와의 계약 관계나 교육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4~2016년 접수된 '헬스장·휘트니스센터' 관련 민원이 5만3539건에 달하는데 이 중 소비자들의 PT 관련 불만도 상당하다.

이를 살펴보면 계약 관련 불만이 많다.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약속에 PT를 끊었지만 트레이너가 갑자기 그만두고 사라지거나 환불해주지 않는 경우다. 직장인 남모씨(26·남)는 집 근처 헬스장에서 PT를 받았으나 중단한 기억이 있다. 한창 운동을 하던 중 트레이너가 갑자기 그만두고 사라졌기 때문. 남씨는 "10회차에 갑자기 보험을 하겠다고 말도 없이 사라졌다"며 "다른 강사에게 이전됐지만 결국 환불했다"고 말했다.

은근히 계약 연장을 요구해 수강생 부담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PT는 트레이너 개인 실적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일부는 실적 압박에 추가 PT권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A씨(28·여)는 "얼마 전 트레이너가 15회가 남아 있는데도 추가 결제해달라고 요구했다"며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닌데 불만이 컸다"고 토로했다.

예상치 못한 반말이나 무례함에 인상을 찌푸릴 때도 있다. 개인적인 인성 문제로 치부될 수 있지만 가끔 도를 넘는 경우가 있다는 것. 친근하게 다가서려 하는 말이 되려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직장인 이모씨(29·여)는 얼마 전 트레이너가 던진 말에 화가 났다. 같은 헬스장에 다니는 친구의 신체를 조롱조로 희화하며 "근육이 불뚝한게 운동 열심히 하나보네요"라고 비꼬며 웃었기 때문. 이씨는 "친해지고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시도인건 알지만 올바른 방법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업의 질…전문성 확인해야= 전문성과 자질에 대한 의구심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헬스가 부상 위험이 수반되는 운동이기 때문. 비싼 돈에 비해 교육의 질이 떨어져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들을 살펴보면 트레이너의 엉성한 수업 진행이 불만인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몸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운동으로 다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김모씨(33·남)는 최근 새로 옮긴 헬스장에서 다시 PT를 받으며 운동을 배우고 있다. 김씨는 "이전 PT에서 배운 운동법과 식단관리 방법을 말하니 트레이너가 깜짝 놀랐다"라며 "그동안 쓴 돈과 시간이 아깝다"고 말했다. 5년째 헬스로 몸을 가꾸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27·남)는 "가끔 '저렇게 가르치면 다칠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못된 운동법을 가르치는 모습을 볼 때가 있어 걱정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불만들은 결국 트레이너의 자질 문제로 연결된다. 헬스장이 증가하고 PT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트레이너 수요도 확대됐지만 PT트레이너에게 특별한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라 전문성이 부족한 트레이너도 많아지고 있다. 규모가 작은 헬스장에서는 체육전공자이거나 몸이 좋으면 채용되기도 한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트레이너들은 오히려 PT를 받는 회원들의 몸을 망칠 수 있다. 예상현 휘트니스클리닉 삼성점 전문 퍼스널트레이너 "자신의 몸이 좋은 것과 다른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별개"라며 "개인마다 체형이나 근력, 관절상태, 운동목적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무게나 운동 강도를 달리 하지 않으면 다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별한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헬스트레이너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격은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국가공인자격인 '생활스포츠지도사' 보디빌딩 자격 가장 기본으로 꼽힌다. 이밖에 '건강운동관리사'나 대한 선수트레이너 협회, 한국 선수트레이너 협회가 주관하는 자격증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 미국 NCCA(국가 자격 심사 기관)가 인정하는 △ACSM(미국스포츠의학회) △NSCA(체력관리협회) △NASM(미국 국가 공인 스포츠의학회) 등에서 주관하는 재활·운동 전문가 자격도 트레이너의 전문성을 증명하는 자격으로 인정 받고 있다.

스포츠재활 전문가인 서울 서초구의 한 퍼스널트레이너는 "자격이나 수상경력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를 확인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PT회원들이 '보디빌딩'이 목적이 아니라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좋은 트레이너라면 영양과 생리학 지식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자신의 생활습관 전반을 관리하고 조언을 건네는 트레이너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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