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약속지킨 정의선…현대차 해외기술업체 투자만 8건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18.08.26 09:30

소규모 지분투자 총 251억 달해…전고체 배터리·차량용 통신칩셋·레이더 개발 등 미래차 분야 타깃

"자동차 업체를 인수하려는 계획은 없다. 그보다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코나(KONA)' 글로벌 신차 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계속 제기돼온 FCA(피아트크라이슬러), 애스턴마틴 등 해외 완성차업체 인수설을 공식적으로 반박한 첫 자리였다.

정 부회장은 이어 "이제 단순히 차를 잘 만들고 품질만 좋아선 안된다. '클린 모빌리티(친환경 이동수단)'와 '커넥티드 모빌리티(도시내 연결성)'의 시대"라며 "앞으로 많은 ICT 및 친환경차 기술 업체와 협력하고 생태계에 맞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실제로 1년여전 했던 이 약속을 지켰다. 현대차는 인수·합병을 통해 외부 역량을 내재화하는데 '소극적'이었던 과거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미래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이들 기업과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나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상반기만 해외 기술업체 8곳에 투자했다. 각각 소규모 지분투자지만 차세대 전고체배터리, 차량용 통신 반도체 설계, 벤처캐피털(VC), 레이더 개발, 딥러닝 등 다양한 미래차 관련 분야를 망라한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유럽지역 VC(벤처캐피탈) '얼리버드'에 288만2538유로(약 37억4500만원)를 투자해 19.62% 지분을 보유했으며, 3월에도 미국의 차세대 전고체배터리 생산·개발업체 '아이오닉 머티리얼스'에 두차례, 총 499만9995달러(약 56억2700만원)를 투자해 3.38% 지분을 확보했다.

5월엔 미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투자했다. 전고체배터리 생산·개발업체 '솔리드 파워'에 299만9999달러(약33억5600만원)를 투자한 것. 앞서 지난해 12월 독일 BMW도 솔리드 파워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동개발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또 지난 5월 호주의 차량 공유업체 'CND'에 199만9946호주달러(약 16억2600만원)를 투자해 5.44% 지분을 확보했다.

6월에는 무려 4건의 투자로 연구개발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했다. 미국 레이더 개발 스타트업 '메타 웨이브'에 74만9998달러(약 8억4400만원)를 투자한데 이어, 이스라엘의 차량용 통신 반도체 설계업체 '오토톡스'에도 투자했다. 커넥티드카의 두뇌 역할을 하는 통신 칩셋(반도체 집적회로)을 개발하는 오토톡스에 대한 투자 규모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499만9998만달러(약 56억원)다.

같은 달 이스라엘의 딥러닝 엔진 개발업체 '시매틱스'에 99만9999달러(약 11억2000만원)를 투자하고, 퀄컴에서 분사한 열화상 센서업체 '옵시디언'에도 199만1577달러(약 22억3000만원)를 투자했다.

미래차 산업 분야별로 보면 차량 공유(카쉐어링) 분야에선 △미국 우버, 싱가포르 그랩, 호주 카넥스트도어, 중국 배터리 공유업체 임모터,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선 △미국 메타웨이브, 이스라엘 오토톡스, 인공지능(AI) 분야에선 △미국 사운드하운드, 중국 딥글린트 등과 협업하고 있다.

이밖에 시스코, 바이두와도 △커넥티드카 서비스 △음성인식 서비스 △AI 로봇 개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처음 공개한 덕분인지 '코나' 역시 국내·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코나'는 올해 1~7월 국내에서만 누적 2만7133대가 팔렸다. 1월 3507대, 2월 3366대, 3월 4098대, 4월 3490대, 5월 3741대, 6월 4014대, 7월 4917대 등 월평균 3800대가 넘게 판매되고 있다. 친환경차에 관심이 높은 유럽 등 해외에서는 코나의 전기차 모델인 '코나 EV'가 출시 초기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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