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양육을 사회적 돌봄으로"…'찾동' 양육가정지원 '보편복지' 확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18.08.27 04:00

양육수당 수급 가정 중심 복지플래너, 직접 가정 방문…체계적 양육 지원 서비스 제공, 아동 복지 확대

구로구 오류1동 조효정 복지플래너가 양육수당을 받으면서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가정을 방문해 각종 지원이나 혜택을 알려주고 있다. 서울시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양육가정 방문서비스를 통해 사각지대에 놓은 위기 가정들을 발굴해 지원해오고 있다. 사진=서울시

#. 구로구 오류1동 조효정 복지플래너는 어느 날 ‘찾아가는 양육가정 방문서비스’ 안내문을 본 한 가족으로부터 상담 요청을 받았다. 부모님과 함께 사무실을 방문한 아이는 또래보다 발달이 늦었고 말투가 어눌했다. 여섯 살인데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착용했다.

이 가정은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양육 수당을 받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보육교육기관에 보내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며칠 보냈지만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보고 더는 보낼 수 없었다.

조 플래너는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해 해당 가정과 교류했다. 이 가족은 최근 아버지가 일하다 크게 다쳐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1000만원을 대출 받는 등 생활고에 처해있었다. 우선 동 주민센터를 통해 후원받은 쌀과 생필품을 지원했고, 서울형긴급지원으로 생계비를 받도록 했다. 아이는 언어 발달 치료를 받게 했고,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에게도 정신건강지원센터를 연계해 치료를 지원했다.

특히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꾸준히 또래 친구들과 접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보육료와 유아학비 등 다양한 지원을 연결해줬다. 아이는 현재 각계의 관심 속에 유치원에 재학해 잘 적응해 나가고 있으며, 가족도 안정을 찾게 됐다.

#. 영등포구 신길3동 강혜린 복지플래너는 양육가정 방문을 통해 아이 4명(12세, 10세, 8세, 5세)을 키우는 한 가정을 알게 됐다. 아버지의 소득이 월 300만원 가량 돼 정부 지원은 일체 받지 못했다. 아이 4명을 키우며 살기엔 빠듯한 소득이었음에도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였다. 게다가 어머니 혼자 자녀 4명을 가정에서 양육,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우울증 진단까지 받은 상태였다.

도움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강 플래너는 우선 첫째와 둘째에 이어 셋째에 대한 초·중·고 교육비 신청을 진행했다.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해 어머니가 우울증 치료를 받게 했다. 가족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꿈나래 통장 가입도 안내했다. 꿈나래통장은 가입자가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서울시가 추가 적립금을 넣어주는 제도다. 비수급자 다자녀 가구의 경우 월 12만원씩 5년간 저축하면 본인 저축액 720만원에 서울시 지원액 360만원을 더해 만기 때 1080만원의 목돈을 찾을 수 있다. 강 플래너는 6인 가족 식비 경감을 위해 민간 후원인 나눔가게와 연계해 피자나 쌀 등을 가끔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족은 소득이 일정 정도 이상이라는 점에서 법적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는 가족이었지만 위험도가 매우 높았다. 하지만 보편적 복지인 ‘양육가정방문서비스’를 통해 위기 상황을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었다.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의 ‘양육가정방문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다. 만 3~5세 아이의 건강과 돌봄을 국가가 지원하는 정책인데 기존 빈곤 가구가 아닌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보편적 복지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대신 가정 양육 수당을 받고 집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복지 플래너가 가정을 방문해 보육 및 복지 정보 서비스를 지원해 가정 돌봄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모자보건 향상 △아동학대 및 방임 감소 △미취학아동의 학업 준비 및 성적 향상 △범죄 및 가정폭력 감소 △경제적 자립능력 배양 △지역사회 내 자원 및 지원체계 향상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정 방문을 통해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도 다루면서 지역 사회와 협력해 해법도 찾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도입해 취약계층 영유아, 출산가정, 65세 도래 어르신 등을 방문하며 보편적 복지 서비스를 지원해왔다. 이에 더해 새롭게 시행된 양육가정방문서비스는 사각지대로 남겨졌던 가정양육 가구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갖게 했다.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추진지원단 이선형 팀장은 “지금껏 양육이 가족의 영역이었다면 이를 사회적 돌봄으로 전환해 지역사회와 함께 돌봄 체계를 구축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아이의 성장을 위해 온 마을이 기여할 부분을 찾아 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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