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적응 ‘그린캠프’ 했지만…자대복귀 줄고 전역은 늘고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18.08.22 15:59

[the300]복무부적합 판정, 병역심사관리대 가서 사실상 전역 조치


관심병사들의 부대적응을 위해 군내 ‘그린캠프’가 실시되고 있지만 본래 취지와 달리 장병들의 자대복귀 비율은 계속 떨어지고 전역절차를 밟는 비율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캠프는 부대 적응이 어려운 장병들이 원활하게 군 복무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전문적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소속 부대가 아닌 별도의 교육장에서 2주간 개인별 심리평가, 개인·집단상담, 심리치유 등이 진행된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그린캠프에 입소하는 장병들의 수는 2013년 2657명, 2014년 3132명, 2015년 3371명, 2016년 3596명, 2017년 4221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 중 자대에 복귀하는 비율은 2013년 2142명(80.6%), 2014년 2306명(73.6%), 2015년 2447명(72.6%), 2016년 2354명(65.5%), 2017년 2325명(55.1%)으로 계속 줄었다.

반면 자대복귀를 못하고 병역심사관리대에 들어가 전역심사를 받는 장병들은 2013년 515명(19.4%), 2014년 826명(26.4%), 2015년 924명(27.4%), 2016년 1242명(34.5%), 2017년 1896명(44.9%)으로 늘었다.


병역심사관리대는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은 장병들을 2주 동안 관찰·상담하며 전역 여부를 심사하는 곳이다. 이곳에 배치된 장병들은 사실상 군복무가 불가능한 경우이기 때문에 거의 다 전역 결정을 받게 된다.

그린캠프 입소 장병의 전역심사가 늘고 있다는 것은 자대복귀를 원칙으로 하는 캠프의 목적에 어긋난다. 캠프 프로그램 구성이나 운영 등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린캠프의 실효성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2주의 기간만으로 군 적응력을 키우기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단순 심리검사나 노래·영화 등을 듣고 감상문을 써내는 식의 심리치료는 한계가 많다는 설명이다.

군생활 당시 그린캠프에 입소했던 한 예비역 병장은 “자대로 돌아갔을 때 ‘그린캠프에 갔다왔다’는 소문은 관심병사라는 말보다 더 큰 낙인이 될 수 있다”며 “퇴소 후 더 힘들어서 다시 입소해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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