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 자사 비난하던 탄산수 제조기업체 인수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8.08.21 12:15

이스라엘 소재 '소다스트림' 3조 5700억원에 인수…'건강식품' 사업 확장

탄산수 제조업체 '소다스트림'의 제품들. /AFPBBNews=뉴스1
글로벌 식품기업 펩시가 자사를 맹렬하게 비판하던 탄산수 제조기 업체 소다스트림을 인수한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펩시는 이날 소다스트림을 32억달러(3조5700억원, 주당 144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양사 이사회는 이를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펩시는 인수비용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소재의 소다스트림은 가정용 탄산수 제조기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이번 인수 결정은 지난해 소다스트림이 펩시를 강력하게 비판한 악연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당시 펩시는 새로 출시한 프리미엄 생수 '라이프워터(LIFEWTR)'의 라벨에 신인 예술가의 작품을 넣으며 창의적인 문화를 지지하는 건강한 음료임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다니엘 번바움 소다스트림 최고경영자(CEO)는 생수병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든다며 펩시의 홍보가 플라스틱 문제를 은폐하는 "사상 최대의 홍보 사기"라고 지적한 바 있다.

휴 존스턴 소다스트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와 관련해 "우리의 목표는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펩시 역시 소다스트림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사이는 좀 더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인드라 누이 펩시 CEO 역시 "소다스트림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면서도 맛있는 음료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회사"라면서 "이는 우리의 제품 철학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누이 CEO는 기존 콜라 및 설탕 음료에서 벗어나 후무스(중동 음식), 콤부차(발효 음료) 등 건강 식품 사업을 개척해왔다. 지난 2016년 펩시는 2025년까지 건강식품 사업을 다른 사업들보다 크게 키우겠다는 목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펩시의 이 같은 건강 식품 사업 확장은 최근 전세계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WSJ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이제 콜라·사이다 등 설탕음료를 멀리하고 생수·탄산수·차·커피 같은 무설탕 음료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미국 탄산수 시장은 2017년 기준 전년대비 38% 규모가 커지며 급성장했다.

소다스트림도 이 같은 흐름 속에 급성장 중이다. 올해 2분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22% 증가한 100만대를 기록하며 주가도 26% 올랐다. 수익 전망치는 3배 이상 상향조정됐다. 이번 인수로 소다스트림은 45개국 8만개 소매점에 진출한 펩시의 유통망을 통해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존스턴 CFO는 "이제 우리가 하지 못했던 '가정용 음료'라는 사업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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