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보면 광고수익 나누는 모델로 中미디어 뒤흔든 韓청년

머니투데이 상하이(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8.08.21 13:55

[중국 혁신기업 현장을 가다]④한국 창업가가 이끄는 뉴스플랫폼 기업, 화동미디어

지난 16일 상하이 화동미디어 본사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마친 강민구 대표가 포즈를 취했다/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중국 스마트폰 잠금화면 서비스 앱 '머니락커'로 주목받았던 한국계 중국 스타터업 화동미디어의 강민구 대표(31)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주력사업을 뉴스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중국 3~5선 지방도시의 '진르터우탸오(今日头条)'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진르터우탸오는 가입자수가 6억 명으로 기업가치가 750억 달러(80조원)에 달하는 뉴스플랫폼이다.

강 대표는 이를 위해 독자와 광고수익 공유, 3~5선 도시에 특화된 콘텐츠 제공 등을 차별된 비즈니스 모델로 제시했다. 강 대표는 16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성공한 뉴스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중국 지방도시 '7억 명'에게 전자상거래, 핀테크, 게임 등 모든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생태계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사용시간'…'7억명 잠재시장' 3~5선 도시 타깃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화동미디어 본사에서 만난 강 대표는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기자를 맞았다. 일과 집 밖에 모른다는 그의 업무 스타일이 복장에도 그대로 묻어나왔다. 강 대표는 "한동안 대외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그때 사업이 정체기를 겪었다"면서 "다시 일과 집, 원래 패턴으로 돌아와 있다"고 했다.

상하이 푸단대를 나온 강 대표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다 2013년 대학 동기 4명과 함께 중국에서 창업했다. 2014년 6월 선보인 머니락커는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광고 뿐 아니라 결재 등 각종 모바일 서비스를 잠금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출시 2년여 만에 회원 수 5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 했다. 2017년으로 접어들면서 강 대표는 위기를 직감했다. 기존 사업이 정체기에 들어섰다고 판단했을 때다. 이전부터 생각했던 뉴스플랫폼 사업을 꺼내 들었다. 강 대표는 "유튜브의 약진에서 보듯이 현재 온라인 시장의 초점은 사용자수가 아니라 '사용시간'"이라며 "사용시간 확보를 위한 3대 콘텐츠, SNS, 게임, 뉴스플랫품 가운데 가장 진입 문턱이 낮은 뉴스플랫폼 사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화동미디어가 지난해 7월 출시한 뉴스플랫폼, 훼이터우탸오의 모바일 첫 화면/사진= 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중국 뉴스플랫폼 시장도 이미 강자들이 즐비했다. 텅쉰, 바이두 등 기존 거대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뉴스에, 진르터우탸오 등 신흥 강자들까지 가세해 있었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서 주목한 것인 3~5선 도시다. 강 대표는 "중국 전체 모바일 콘텐츠 이용자로 볼 수 있는 위챗 사용자수는 10억 명인데 알리바바, 바이두, 진르터우탸오 등 다른 최대 앱 사용자수는 3억 명 정도로 약 7억 명이 잠재 시장"이라며 "이 시장을 잡을 수 있다면 1,2선 대도시 이용자 중심의 진르터우탸오와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 나오고 있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까지 오른 스타트업)들 가운데는 3~5선 도시에 특화된 기업들이 많다. 저가 상품 중심으로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을 평정한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 3~5선 도시와 농촌에서 큰 인기를 끄는 동영상 앱 콰이서우 등이 대표적이다. 핀둬둬는 지난달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238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콰이서우도 현재 180억 달러의 가치를 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독자들과 광고수익 나눴더니…열 달 만에 활성 이용자 500만명 돌파


목표시장을 명확히 한 다음에는 필요한 것은 이를 뚫어낼 무기. 먼저 생각한 것이 대도시에 비해 시간 여유가 많은 3~5선 지역 소비자들에 특화된 콘텐츠다. 강 대표는 "1,2선 도시 이용자가 지식 추구형이라면 3~5선 도시는 오락 추구형으로 볼 수 있다"면서 "1인 미디어 등을 활용해 연예, 건강, 일상과 관련한 콘텐츠를 더 비중 있게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수동적인 3~5선 도시 모바일 사용자들을 뉴스 독자로 끌어들일 당근책. 독자들이 기사를 읽은 시간만큼 수익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 광고수익을 독자들과 나누기로 했다. 뉴스플랫폼의 선두주자인 진르터우탸오의 경우 뉴스콘텐츠 제공자에게는 보상을 하고 있지만 독자들에게 주는 금전적 혜택은 없다. 강 대표는 "기사를 읽으면 한 달에 한 번 스타벅스 커피라도 사먹을 수 있는 우리와 아무것도 없는 진르터우탸오 사이에서 당연히 우리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화동미디어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뉴스플랫폼 '훼이터우탸오(惠头条)'를 내놓은 것은 지난해 7월 말.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출시 10개월만인 지난 4월말 기준으로 하루 활성 이용자수(DAU)가 500만 명을 돌파했고, 이들의 일평균 사용시간은 80분에 달했다. 월 총사용시간은 130억 분, 월 매출도 100억 원을 넘어섰다. 화동미디어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기존 머니락커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5%로 떨어진 반면 뉴스플랫폼 서비스가 95%를 차지한다.

강 대표는 활성 이용자수가 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뉴스플랫폼 서비스가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이다. 여세를 몰아 연말까지 활성 이용자수 2000만 명을 넘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독자의 장소를 파악해 해당 지역 뉴스를 상단에 우선 배치하는 '인공지능' 시스템부터 개인 크리에이터의 창작활동을 위한 플랫폼까지 3~5선 도시 공략을 위한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강 대표는 "2000만 명 이상을 확보한 플랫폼은 중국 전체에서 20~30곳 밖에 없다"면서 "0명에서 500만 명을 확보하기는 어려워도, 500만 명을 5000만 명으로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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