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신용평가 한 中 다궁 '철퇴'… "1년 간 평가금지"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8.08.20 15:33

중국 5대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부여한 기업에 자문서비스 제공 이유로 1년간 영업정지

중국의 신용평가사 다궁이 지난 17일(현지시간) 1년 영업정지 규제 철퇴를 맞은 후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사진=다궁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의 대표적인 신용평가사 다궁이 '거짓' 신용평가를 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의 철퇴를 받았다.

20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는 지난 17일 다궁이 중국 채권 시장에서 기업 신용평가 서비스를 1년간 제공할 수 없도록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다궁은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한 중국 5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로, 1년 영업정지는 지금까지 중국 당국이 금융기관에 내린 가장 강력한 처벌이다.

CSRC는 "규제 당국에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대출자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대가로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했다"면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할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기업에게 자문 서비스까지 했다"고 징계의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은행간시장교역상협회(NAFMII)도 같은 이유로 징계를 내렸다.

다궁은 홈페이지를 통해 "진실된 마음으로 사과를 표한다"면서 "규제 당국의 지시를 철저하고 완전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번 징계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최근 디레버리징(부채정리)을 위해 기업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초부터 지난 7월까지 중국 기업채권 중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채권의 총액은 333억위안(5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6년 기업채권 디폴트 총액인 300억위안(4조9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부실 기업이 늘자 규제 당국은 신용평가사가 부정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해왔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채권 발행 기업 중 97%가 AA 등급 이상을 받고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디폴트를 선언하자 신용평가사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다. CSRC는 지난해 다른 중국 신용평가기관인 리엔허에 신용평가의 질적 관리에 신경쓰라는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다궁의 경우 중국의 다른 신용평가사보다도 평가를 더 후하게 해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궁은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평가한 기업 중 20%에 달하는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승급시켰다.

중은국제은행의 연구소장인 스티브 왕은 "이번 사태는 중국 여신시장과 신용평가사가 겪고 있는 성장통의 일부"라면서 "중국 채권 시장이 발달하면서 투자자들과 규제 당국이 더 투명하고 독립적인 신용평가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부풀려진 신용평가가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문제시되자 지난해부터 신용평가 시장을 해외업체에도 개방했다. 하지만 아직 중국에서 온전하게 신용평가 영업을 하고 있는 국제 신용평가사는 없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5. 5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