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구제금융 끝낸 그리스…자력갱생 여전히 험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8.08.20 13:45

GDP 대비 부채 180%, 유럽 최고…"생산성, 경쟁력 향상 최우선 과제"

【아테네=AP/뉴시스】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지난 7월 5일 의회에서 경제 관련 토의 중 야당 지도자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그리스는 최근 8년간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졸업했으나 채무가 3000억 달러 이상 남아있다. 2018. 7. 5.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유럽의 문제아 그리스가 8년간의 구제 금융에서 벗어난다. 2009년 시작된 국가부도 위기가 드디어 끝난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의 앞날은 밝지 않다. 구제금융은 '공짜'가 아니었으며, 장기간에 걸쳐 모두 상환해야 한다. 막대한 국가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 한 자력갱생은 아직 먼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펀드인 유럽안정화기금(ESM)은 그리스가 20일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완전히 졸업한다고 발표했다. ESM 이사회의 마리오 센테노 의장은 "그리스에 270억달러를 더 빌려줄 수 있지만, 더는 필요치 않게 됐다"면서 "그리스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발로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08년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그리스는 2009년부터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2010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과 EU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리스로 유입된 금액은 약 3000억유로(약 384조원)에 이른다. 세계 금융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 작업이었다.

그리스 위기는 그렉시트(그리스의 EU 탈퇴)와 유로존(유로화 사용권) 붕괴 우려로 이어졌다. 그리스가 EU가 요구하는 엄격한 재정조건 요구를 맞추지 못해 EU 탈퇴를 검토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의 케빈 페더스턴 교수는 "긴축을 견뎌낸 그리스가 그렉시트를 피하고, 유로존을 구했다"고 평가했다.


그리스는 대신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강도 높은 구조 개혁과 긴축 정책을 이행하면서 국민들이 큰 고통을 감수했다. 그리스의 평균 소득과 고용은 지난해 2009년 대비 각각 33.6%, 17.6% 감소했으며, 경제 규모도 2009년 금융위기 발생 전보다 25%가량 축소됐다. 특히 젊은 층이 큰 피해를 보았다. 25세 이하 실업률이 2013년 58%까지 치솟으면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국외로 빠져나갔다. 그리스의 20~39세 인구 비율은 2008년 29%에서 2016년 24%로 떨어졌다.

구제금융 종료에 대해 그리스 정부는 "재정 주권을 회복했다"고 반겼다. 그리스 경제도 지난해 1.4%의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표면적으로는 안정됐다. 실업률도 7년 만에 처음으로 20%를 밑돌았다. 그러나 그리스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특히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이르는 국가부채가 문제다.

그리스 국제경제관계연구소의 톤체후 연구원은 "그리스는 구조개혁 등의 장기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면서 "생산성과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하는 과제도 남았다"고 지적했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명동에 '음료 컵' 쓰레기가 수북이…"외국인들 사진 찍길래" 한 시민이 한 행동
  5. 5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