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악화에 갑질파문까지… '내우외환' 앓는 대한항공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 2018.08.20 04:12

[종목대해부]국제유가 급등·원화 약세 등 불리한 경영 환경…오너리스크에 투자자마저 외면

편집자주 |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항공 대장주 대한항공이 치솟는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 오너 리스크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항공주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대외변수에다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파문까지 겹치면서 투심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상황이다.

증권가는 대한항공이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실적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3분기는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을 벌어들이는 성수기이자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에 따른 뚜렷한 기저가 있는 분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유류단가 상승과 환율 안정화 여부가 실적의 성패를 좌우하는 방향키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제유가 강세·원화 약세에 흔들리는 'KAL'=국제유가 급등과 원화 약세,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악화 영향으로 대한항공은 올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6.9% 증가한 3조1100억원, 영업이익은 61.4% 급감한 6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인건비 추가인상 소급적용분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전년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은 두달 새 30원 이상 급등하며 1130원을 넘나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여행 수요가 감소하고 외화로 지급하는 유류비, 임차료 등 비용부담이 증가한다.

그나마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세가 소폭 둔화됐다. 지난 7월 초까지만 해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4달러를 웃돌았지만 지난 17일 65달러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상승하는 만큼 항공주의 유류비 부담으로 돌아온다

올해 대한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변동하면 대한항공은 약 810억원의 외화평가손익,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300억원 이상 달러 부족 등 총 1110억원의 손익 변동이 발생한다. 유가는 배럴당 1달러 변동시 약 3300만달러의 손익 변동이 나타난다.

특히 항공주는 6월 중순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급락해 현재 20% 안팎의 조정을 받은 상황이다. 항공기 구매 등으로 부채가 높은 대한항공은 금리가 1% 높아지면 910억원의 이자비용이 추가된다.

◇성장하는 'LCC' vs 정체하는 'FSC'=국내 LCC(저비용항공사)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대한항공과 같은 FSC(대형항공사)의 매출 성장이 정체된 것도 문제다. 운항 비용은 늘고 이익창출은 줄고 있다.


특히 국제여객 부문의 경우 국내 LCC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대한항공의 국제여객 수송점유율은 2016년 22.8%에서 올 상반기 20.7%로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17.9%에서 14.7%으로 하락했다. 반면 국내 LCC는 점유율이 21.3%에서 31.4%로 껑충 뛰었다.

과거 FSC의 독점적 시장이었던 화물 부문도 수요 성장이 둔화되고, 운임 정책에 따라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실적 성장 한계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한항공의 화물 수요는 국내 경쟁사 및 외항사 대비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항공 화물 수요 부진과 글로벌 무역 장벽 강화로 인한 교역량 위축 우려로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지난 3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 얼굴에 물을 뿌린 일명 '물벼락 갑질' 사건 발생 이후 관련 폭로가 이어지면서 한진그룹 총수일가 전체 리스크로 번진 상황이다. 이에 직원들의 경영진 퇴진 요구 시위, 검찰 조사 등이 진행되는 등 거버넌스 이슈가 부각되면서 투심에 악영향을 끼쳤다.

◇"2분기보다 낫겠지만"… 낮아진 성수기 기대감=해외여행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7월 인천공항 국제 여객 성장률은 8.7%를 기록했다. 2018년 연초부터 이어진 10%대 이상 성장률 보다는 다소 감소한 수준이다.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이 국제여객 수요의 높은 성장을 견인해 왔는데 잇단 지진발생에 따라 주춤해졌다는 분석이다.

신민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도 기저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한자릿수 성장에 그치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하반기 저비용항공사들의 공격적인 기재도입을 감안하면 수요 성장에도 불구하고 단가 상승세는 다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가와 환율 상승세도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 하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대한항공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628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9.44%, 3개월 전보다 14.46% 각각 줄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항공사들의 실적부진으로 투자자들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이라며 "국제선 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일본노선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항공여객 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5. 5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