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강탈당하는 돼지저금통"(?) ③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2018.08.18 07:05

[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자료=글로벌모니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통해 무역전쟁에 여념이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목표는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이는 것입니다. 수입하던 것을 미국내에서 직접 만들어 소비하고, 해외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미국산 상품을 파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미국내에서의 생산 즉,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생산을 대폭 늘리려면 아무래도 사람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겠죠. 대규모의 고용 창출입니다.

"과연 미국에 그만큼의 노동력이 존재하느냐"라고 하는 본질적인 의문은 일단 차치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과 중국의 환율정책에 대해서도 맹렬하게 비난했습니다. 유로화와 위안화 가치가 인위적으로 낮게 조작되어 미국의 상대적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주장이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화 가치도 낮아져야 한다고 반복해서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그래서 결국 문제는 인플레이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에서 승리해 미국산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하든, 아니면 관세부과 상태에서 달러화 약세 요구가 관철되든, 두 가지 조건 하에서는 미국의 물가가 대폭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경제를 위해 바람직한 해법이 아닌 것이죠.

경제에 어떠한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 경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두고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많은 연구성과를 누적해 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위에 그려져 있는 일명 '스완 다이어그램'(Swan diagram)입니다. 트레버 스완이라는 경제학자가 대외 불균형(경상수지 적자)과 대내 불균형(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법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그림입니다.

위의 스완 다이어그램에서 우상향의 빨간선 왼쪽은 정부지출이 부족해서 실업이 많은 상태입니다. 반대로 오른쪽은 정부지출이 과도해서 인플레이션이란 대내 불균형이 발생한 경우죠.

우하향의 파란선 왼쪽은 통화가치가 과도하게 낮아서 무역흑자가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오른쪽은 통화가치가 너무 높아서 무역적자라는 대외 불균형이 유발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위치는 두 선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정부지출과 환율이 모두 적절해서 대내외적으로 경제가 모두 균형을 이루고 있죠. 이 교차점에서 멀리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역시 균형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미국의 위치는 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달러가 좀 과도하게 강해서 수입품이 너무 싼 편이고, 그러다 보니 과소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부지출도 과도한 편이죠. 균형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 결과는 만성적인 무역적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올해부터 대규모 감세와 대규모 재정지출에 나섰습니다. 미국의 위치는 그래서 ②지점을 향해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무역수지 적자가 대폭 확대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집니다.

만일 미국이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달러화 가치만 절하한다면 미국의 위치는 ③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대외균형이 좀 개선(무역적자 축소)되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심각해집니다.

스완 다이어그램이 요구하는 미국의 위치는 빨간색으로 표시한 ③’쯤 될 것입니다. 달러화를 어느 정도 절하하되, 정부의 지출은 획기적으로 대대적으로 감축해야만 균형 잡힌 경제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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