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도 지난 6월말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0.26%로 전체 대출 연체율 0.46%보다 낮았다.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이례적으로 낮은 이유는 연체율이 낮은 부동산 임대사업자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0.40% △도·소매업 0.36% △숙박·음식업 0.26% 등으로 전체 대출 연체율보다 높거나 비슷하다. 반면 부동산임대업 연체율은 0.02%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의 자영업자대출 중 부동산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달한다.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낮아지는 이유다.
문제는 최근 공실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대형 및 소형 상가의 공실률은 각각 10.7%, 5.2%로 전분기 대비 0.2%포인트와 0.5%포인트 상승했다. 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2017년 1분기 9.8%에서 올 1분기 11.9%, 올 2분기 12.1%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한 은행 고위관계자는 “최근엔 영등포구와 마포구, 강남구까지 공실률이 올라가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잇따라 금리를 인상하고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동참하면 자영업자대출은 부실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가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연간 대출원리금 상환액은 2147만원으로 상용근로자 1516만원보다 많았다.
자영업자는 개인사업자대출뿐만 아니라 집을 담보로 가계대출을 받아 사업에 쓰는 경우도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자영업자대출 차주 160만명 중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차주는 81%인 129만명에 달했다. 전체 자영업자대출 521조원 중 84%가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자영업자의 대출이다.
한국은행이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저축은행, 카드사 등에서 신용대출을 받았거나 5곳이 넘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 상호금융에서 2억원 이상 일시상환대출을 받은 경우 등 이른바 ‘고위험 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가 지난 3월 기준 14만8000명에 달했다. 이는 고위험 대출을 받은 전체 차주 중 13%다.
이미 일부 업종은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부동산임대업 연체율이 하락하며 2016년말 0.37%에서 지난 6월말 0.19%로 낮아졌지만 도·소매업은 0.31%에서 0.36%로, 제조업은 0.34%에서 0.40%로 높아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내수경기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지고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 자영업자 대출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말까지는 수치가 크게 악화되지 않겠지만 내년부터 연체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자영업자가 어려워지면 금융뿐만 아니라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부동산임대업은 대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같은 비율로 부실이 발생해도 은행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주택가격은 2.7% 하락해 금리상승은 임대사업자에게 직격탄이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