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투자 질주, 상반기만 3조 쏟아부었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8.08.15 15:15

中 디디추싱·홍콩 더센터·런던 오피스·호주 석탄터미널에 잇단 투자…막강한 자본력 앞세워 글로벌 투자 확대

8조원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한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상반기에만 PI(자기자본투자)로 3조원을 쏟아부었다.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액과 맞먹는 액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PI를 단행하며 올 상반기 IB(투자은행)사업에서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경쟁회사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미래에셋대우가 M&A(인수·합병)를 통해 업계 최대 증권사로 출범한 뒤, 자본력을 앞세운 수익 극대화 전략이 먹혀들기 시작한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자기자본 2조8400억원을 기업 지분 인수 및 오피스 빌딩 매입 등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에만 자기자본의 30% 이상을 PI 투자에 나선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들어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디디추싱에 2000억원을 상장 전 투자(Pre-IPO)에 나선 것으로 비롯해 판교 알파돔시티 오피스 빌딩(4000억원), 홍콩 더 센터 빌딩 인수금융(3200억원), 호주 석탄터미널 채권 인수(2700억원), 런던 트웬티올드베일리 빌딩(2300억원), 호주 페퍼그룹 인수금융(2300억원) 등 자기자본을 활용해 굵직한 투자를 단행했다.

또 네이버와 아시아 유망 벤처기업 투자를 위해 1조원 규모의 '미래에셋 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조성하고 5000억원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이달 초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그랩을 첫 투자처로 선정,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를 투입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투자한 뒤 일부는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하는 방식을 통해 위험 관리와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자본 여력이 커졌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시장에 우량한 투자처를 확보하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 창업자인 박현주 회장의 해외 진출 전략과 맞물리면서 글로벌 투자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 회장은 올 초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 회장에 취임하며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며 해외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만 과거 중국 증시 상승에 베팅해 중국 주식을 '몰빵' 투자한 결과, 대규모 손실을 입은 인사이드펀드 사례에서 보듯 미래에셋그룹의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해질 수록 위험 역시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박 회장 중심의 일사불란한 의사결정 체계는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속도를 늦추더라도 규모에 걸맞은 상호견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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