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씨의 공범으로 지목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전 다시 한 번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소환된다. 지난 6일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특검 조사를 받고 3일 만이다. 첫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심문은 늦은 밤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9일 오전 9시30분 김 지사를 재소환한다고 8일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 언론브리핑에서 "특검이 준비한 질문에 대해 조사를 마치지 못했다"고 6일 조사 경과를 밝히고 2차 소환을 예고했다.
특검팀이 김 지사를 추가 소환하기로 결정하면서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여부에 대한 결정은 이번주를 넘길 전망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청구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첫 조사에서 특검팀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혐의는 적극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드루킹 김씨 일당이 댓글조작에 사용했던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 프로그램에 대해 미리 알지도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검팀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주요 회원들로부터 김 지사가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리' 우모씨나 '솔본아르타' 양모씨 등이 시연회에서 김 지사가 어디에 앉았는지, 어떤 몸짓을 했는지 묘사했는데 진술 내용이 거의 일치했다고 한다. 또 특검팀은 김 지사의 운전기사가 시연회 당일 느릅나무 출판사 근처 식당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기록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김씨 일당의 일방적 진술일 뿐이고 앞서 경찰 조사에서 해명한 내용들이라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1차 조사가 끝나고 이튿날 오전 3시50분쯤 특검팀 사무실을 나서면서 "(특검팀이) 유력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김 지사가 그간 드루킹 김씨와의 관계와 인사청탁 의혹을 두고 입장을 바꿨던 것이 김 지사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댓글조작 사건이 불거진 지난 4월 김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드루킹에게 감사인사만 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홍보하고 싶은 기사 링크를 주위 분들에게 보냈는데 드루킹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후 경찰 수사에서 김 지사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통해 김씨에게 "홍보해주세요"라며 기사 링크를 직접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김 지사는 다른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시그널'을 통해 김씨와 직접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요소들은 김 지사의 진술 신빙성을 떨어트리고,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에서 댓글활동을 승인했다"는 김씨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 2차 조사에서 이런 입장 변화를 두고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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