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사설에서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 있어 '협상카드'(bargaining chip)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애플을 공개 저격한 것이다. 인민일보는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눈길을 끄는'(eye-catching) 성공을 거뒀다"며 애플이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넓은 소비 시장에 힘입어 최근 시총 1조달러를 달성하는 등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플에게 중국은 가장 중요한 해외시장으로, 중국인들이 분노와 민족주의적 정서를 표출할 경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대표 제품인 아이폰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미국 다음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린다. 지난 31일 애플이 공개한 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에 따르면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오른 95억5000만달러(약 10조6900억원)였다. 하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29% 줄었다.
미국이 관세 부과 품목에서 스마트폰을 제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스마트폰 및 휴대전화 수입규모는 약 445억달러(50조원)이지만 1~3단계 관세 부과 품목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중국산 스마트폰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중요한 '협상카드'인 만큼 무역 보복의 가장 마지막 순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NBC '매드 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중국의 애플을 향한 협박은 마치 '불'을 갖고 노는 것과 같다"며 "애플은 중국의 최대 고용주 중 한 명이기 때문에 보복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가장 마지막 순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국이 애플에 직접적으로 대중 투자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인민일보는 "중국은 애플의 문을 닫고 싶지 않다"면서도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돈을 벌려면 수익을 중국과 나눠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각종 수치를 인용해 중국의 아이폰 제조업체가 기기 한 대당 발생하는 수익의 1.8%만을 가져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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