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남성들은 '양산 쓰기'가 대세…체감온도 10도 '뚝'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18.08.08 10:04

일본서 '히가사단시'(日傘男子·양산 남자) 단어 유행… 87% "남성 양산 사용, 이상하지 않다"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양산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 /AFP=뉴스1
일본 남성들 사이에서 '양산 쓰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여름 일본 열도는 중국 내륙의 뜨거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겹쳐 폭염과 사투 중이다. 피해도 극심하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달 31일 기준 5∼7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25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폭염 극복을 위해 남성도 양산을 쓰자는 여론이 높아졌다.

'히가사단시'(日傘男子·양산 남자)라는 단어가 SNS에서 유행어로 인기를 끌고 있고, 도쿄 근처 사이타마현에서는 온열질환 방지를 위한 '남자 양산 쓰기 운동'을 진행 중이다. 사이타마현 환경부 공무원 20여명은 직접 남성용 양산을 쓰고 출퇴근하며 '남자 양산 확대하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우에다 기요시 사이타마현 지사도 양산을 써본 뒤 "직접 써보니 체감 더위가 다르다"며 남성 양산 사용을 장려했다.

양산 매출도 큰 폭으로 뛰었다.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이세탄 백화점 남성 코너에서는 6~7월 양산 판매량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우산제조업체인 오로라의 와카바야시 야스오 회장도 "남성용 양산 매출이 지난해 대비 2배 늘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남성도 양산을 쓸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일본 환경성이 양산을 쓰면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를 20%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뙤약볕에서 10분 이상 노출될 경우 머리의 표면온도가 50도 이상 치솟아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양산을 써서 햇빛을 차단할 경우 주변 온도가 최대 7도 낮아지고, 체감 온도는 10도 이상 저감되는 효과가 있다.

이후 2013년 남부 고치현에서 41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리자 양산 쓰는 남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조금씩 '양산 남자'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있다. 지난 6일 일본 허핑턴포스트가 8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7%가 "남성이 양산쓰는 게 이상하지 않다"고 답했다.

전북도청 공무원들이 양산을 쓰고 '양산 쓴 남자' 캠페인에 나섰다. /사진제공=전북도청 보도자료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남성의 양산 사용 인식 개선을 위해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전북도는 도청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양산 쓴 남자' 홍보에 나섰다. 전북도 직원들은 출퇴근 때나 출장에 나설 때 양산 휴대·사용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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