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등했지만 '숏커버링' 아니다"…공매도는 진행중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 2018.08.05 08:00

[행동재무학]<229>공매도잔고가 감소하기 전까진 공매도 항복 아냐

편집자주 |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7월에 일부 바이오주와 콘텐츠주 등에 공매도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 종목은 최근 주가가 반등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공매도잔고가 감소하지 않고 여전히 증가하는 등 공매도 세력이 아직 항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7월 들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경우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통틀어 총 41회에 달한다. 그래도 7월은 공매도 공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7월은 올해 들어 1월 다음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횟수가 가장 적은 달이다.

7월 한 달에 2회 이상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4개로, 나스미디어(3회), 셀트리온헬스케어(2회), 신라젠(2회), 휴젤(2회) 등이다. 대표 콘텐츠주인 CJ ENM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은 각각 한 번씩 공매도 과열종목이 됐다.

7월 19일과 25일 연속해서 공매도 집중공격을 받은 대표 바이오주 신라젠은 첫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날로부터 4일간 주가가 25% 넘게 급락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두 번째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25일 이후엔 주가가 7일 연속 급등하면서 오히려 공매도한 증권을 되사는 ‘숏커버링’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낳았다. 이 기간 신라젠 주가는 27.9% 반등했다.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리는데 기여한다면 반대로 숏커버링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공매도 거래량은 25일 이후 크게 줄어드는 추이를 보이며 이러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공매도잔고수량은 줄지 않고 오히려 더 늘어나는 모양새다. 숏커버링이 나오면 공매도잔소수량은 감소해야 한다. 즉 신라젠 공매도 세력이 아직 항복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신라젠은 8월 1일 기준 상장주식수 대비 공매도잔고수량이 11.09%에 달해 코스닥 전체 공매도잔고 비중 1위에 올라 있다. 공매도잔고 대량 보유자 현황을 들여다보면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씨티, 제이피모간, 크레디드스위스 등 모두 외국인이다. 신라젠 공매도 주체가 주로 외국인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7월 23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공매도 집중공격을 받았다. 특히 첫 번째 대량 공매도 거래가 있었던 23일에는 시총 1위 종목이 주가가 10% 넘게 급락할 정도로 공매도 충격이 어마어마했다. 이날 총거래량의 4분의 1 가량이 공매도 거래에서 왔다. 두 번째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25일에도 주가는 6% 가까이 급락했다.

그러나 25일 이후 주가가 반등을 시도하며 공매도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다. 25일 이후 8월 3일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12% 견고하게 반등했다.

공매도 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공매도잔고수량은 27일 최대치를 기록한 후 소폭 줄다가 8월 1일 다시 증가해 최대치를 경신했다. 결국 의미 있는 숏커버링이 나왔다고 볼 수 없는 상태다. 공매도 세력이 백기를 들었다고 단정할 만한 정황이 아직은 없다.

8월 1일 기준 상장주식수 대비 공매도잔고수량은 5.71%로 한 달 전 5.17%보다 높은 수준이다. 공매도잔고 대량 보유자에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인이 올라가 있다.

7월 한 달 동안 3번에 걸쳐 공매도 집중공격을 받았던 나스미디어는 첫 번째 공매도 공격 때는 주가가 오히려 10% 넘게 올라 공매도 세력에 큰 손실을 입혔다. 그러나 두 번째와 세 번째 연속해서 공매도 집중공격을 받고서는 주가가 16% 넘게 급락하고 말았다.

7월 5일 첫 번째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날 총거래량의 43%가 공매도 거래에서 나왔고, 세 번째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난 17일에도 총거래량의 40%가 공매도 거래에서 기인했다.


주가는 7월 마지막주에 반등하는 듯 하다가 8월 들어 다시 급락하는 모습이다. 공매도 거래량이 총거래량의 50%를 넘기는 등 공매도 공격이 멈추질 않고 있다. 공매도잔고수량도 증가 추세다. 나스미디어 공매도 공격이 끝나지 않았으며 아직 진행 중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7월 5일과 26일 두 번의 공매도 집중공격을 받았던 휴젤은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 추락 중이다. 공매도잔고수량도 크게 줄어들지 않고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 중이다. 공매도 세력이 항복하지 않았음을 말해 준다.

7월에 공매도 집중공격을 받은 일부 종목이 최근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공매도 공격이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희망을 주고 있다. 공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리는데 기여했다면 반대로 공매도한 증권을 되사는 숏커버링은 주가를 급등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공매도 통계를 들여다보면 공매도 세력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종목의 공매도잔고수량이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숏커버링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최근 나타나는 주가 반등세는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주가 반등은 공매도 숏커버링이 나올 때 온다. 공매도 세력이 백기를 들고 항복하기 전까진 주가의 진정한 반등은 오지 않는다.

◇공매도란
전문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레버리지를 이용하기도 한다. 즉 신용으로 주식을 매입한 후 나중에 주가가 크게 오르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기고 빌린 돈을 상환한다. 레버리지는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 등에서도 많이 이용된다.

공매도는 반대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사용할 수 있는 매매기법이다. 신용으로 주식을 빌린 후 시장에 내다팔고 나중에 주가가 내리면 주식을 되사 차익을 얻고 빌린 주식을 상환하면 된다. 공매도는 주가가 많이 떨어질수록 차익이 커진다.

이론적으로 보면 공매도는 간단하다.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에서는 공매도 거래에 있어 개인, 기관, 외국인 등 투자주체별로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누구든지 공매도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로 공매도 거래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단 공매도를 하기 위해선 해당 금액만큼의 증거금이 필요하다. 개인은 증권 차입 단계에서 기관 및 외국인보다 신용도와 자금력 등에서 열위에 있어 증권 차입이 어렵다. 게다가 개인은 증권사로부터만 증권을 차입(=신용대주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가 공매도 물량을 실시간 제공하지 못하면 실시간 공매도 기회를 활용할 수 없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신용도와 자금력 등에서 우위에 있는데다가 예탁결제원 등 대차시장에서도 직접 증권을 빌릴(=대차거래) 수 있어 상대적으로 공매도 기회가 많다.

공매도와 주가 간의 인과관계를 보면,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떨어진다는 실증적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주가하락이 공매도에 선행하거나 인과관계가 없다는 게 대부분이다. 공매도가 직접적인 요인이 돼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기 보다는 주가가 하락할 때 공매도가 늘어나면서 주가하락에 기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즉 공매도는 불에 기름 붓는 격이다.

또한 직전 체결호가보다 낮은 호가를 제출할 수 없도록 하는 ‘업틱룰’(uptick rule)이 있어 공매도 호가가 해당 종목의 주가를 현재가 이하로 끌어내리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공매도 자체가 주가하락의 직접적인 요인이 되는 것을 막는 제도적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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